정상회담 앞둔 미국·중국, 기후위기 대응 ‘깜짝’ 공동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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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과 중국은 10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협력을 선언했다. 미국의 존 케리 기후 특사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은 10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협력을 선언했다. 미국의 존 케리 기후 특사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메탄가스 감축 및 청정에너지 전환을 통해 기후위기에 협력 대응하겠다는 공동 선언을 냈다. 경제·안보 등에서 갈등을 빚어온 양국이 모처럼 협력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일각에선 이행 실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은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20년대 기후 대응 강화에 관한 미·중 글래스고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중국 셰전화(解振華) 기후특사와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에 관해선 협력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양국이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인식하고 10년 이내 지구 기온상승 1.5도 이하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탈 탄소, 청정에너지 전환, 메탄가스 배출 통제 강화 등 2030년 이전에 구체적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미국과 중국은 10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협력을 선언했다. 중국의 셰전화(解振華) 기후 특사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은 10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협력을 선언했다. 중국의 셰전화(解振華) 기후 특사가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2035년까지 전력 분야에서 ‘탄소 오염 제로’를 100% 달성한다는 목표를, 중국은 15차 5개년 계획 기간(2026∼2030년) 동안 석탄 소비를 점진적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각각 제시했다. 양국은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노력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공동 대응을 위한 실무 그룹도 꾸리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공동 회의를 소집해 메탄가스 배출 측정 및 감소 문제를 협의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개발도상국의 기후 대응을 위해 선진국들이 2025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를 지원하는 목표를 최대한 일찍 달성하자는 데도 동의했다.

중국과 미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2위 국가로, 양국의 배출량은 전체의 40%에 달한다. 양국의 협력 소식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올바른 방향”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프란스 티머만 유럽연합(EU) 최고 기후 대사도 “정치를 초월한 도전”이라며 미·중의 공동 선언이 COP26 분위기를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는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져 주목된다. 이번 회담은 오는 15일로 예정됐다. 남중국해 문제, 대만·홍콩을 둘러싼 정치·안보 문제, 반도체 등 경제 문제 등 미·중 간 전방위 충돌 속에 열리는 회담이다. 회담 직전 나온 공동 선언이 미·중 관계 복원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냐를 두고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는 게 외신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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