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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피로감 느꼈는데”…백신 공포가 부작용 부른다

중앙일보

입력

‘심신안정’이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백신 접종 전에 부작용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한 사람일수록, 접종 후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쉽게 믿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다.

지난 3월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들이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3월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들이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8일(현지시간)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 등은 미국 털리도(Toledo) 대학의 앤드루 지어스 심리학 교수 연구팀의 최근 연구 결과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연구는 성인 55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심리적 공포가 실제 부작용 발현에 주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백신을 아직 접종하지 않은 이들에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의 7가지 대표적인 부작용(주사 맞은 부위 통증, 열, 오한, 두통, 관절통, 오심, 피로감)에 대해 설명하고, 3개월 사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을 추적해 실제 어떤 부작용을 경험했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백신의 부작용을 미리 걱정했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백신 종류에 따른 우려, 접종자의 나이 등 다른 요소보다 더 분명한 연관성이 있었다”며 “특히 주사 맞은 부위의 통증, 두통, 피로감 등은 부작용을 미리 걱정한 사람들에게 훨씬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결과에 대해 사회심리학적 현상인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이 그렇게 될 것이라 믿으면, 그 믿음에 행동을 맞추게 돼 실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오인한다는 것이다. 이는 병과 관련 없는 약을 먹어도, 환자가 약의 효과를 믿고 복용하면 실제 효능을 느끼는 플라시보(위약) 효과와 비슷하다.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16~17세 청소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16~17세 청소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심리적인 요인과 백신에 대한 반응 사이의 연관 가능성이 나타난만큼,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느끼는 방식을 바꾸면(reframe) 부작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부스터샷 접종에 활용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요법과 심신의학’(Psychotherapy and Psychosomatics) 11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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