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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몰레호스·맥브룸·누네스 NPB행…더 빨라진 '재팬 공습'

중앙일보

입력

KBO리그 구단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최종 행선지가 일본으로 굳어진 호세 마몰레호스. [AP=연합뉴스]

KBO리그 구단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최종 행선지가 일본으로 굳어진 호세 마몰레호스. [AP=연합뉴스]

KBO리그 구단이 눈여겨보던 외국인 선수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일본 프로야구(NPB)로 향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9일 '호세 마몰레호스(28)의 NPB 라쿠텐 골든이글스행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이시이 가즈히사 라쿠텐 감독은 "마몰레호스와 접촉하고 있고, (영입에) 근접했다"고 관련 내용을 시인했다. 마몰레호스는 올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 웨스트리그 타격왕(0.338)이다.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많은 건 아니지만, 마이너리그 경력이 탄탄한 '포 A' 유형이다. 1루수와 좌익수가 가능한 왼손 타자로 일찌감치 국내 몇몇 구단의 영입 리스트 최상단에 있었다.

지난 6일에는 라이언 맥브룸(29)의 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 계약이 발표됐다. 맥브룸은 올 시즌 트리플A 이스트리그 홈런왕(32개) 출신이다. 마이너리그 통산 홈런이 134개인 거포형 1루수로 체격 조건(키 1m 90㎝·몸무게 99㎏)이 탄탄하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구단에서 흥미롭게 지켜본 선수였다. 하지만 시즌 내내 장타력 문제(외국인 타자 홈런 6개)로 어려움을 겪었던 히로시마가 발 빠르게 영입을 완료했다. 계약금 30만 달러(3억6000만원), 추정 연봉은 70만 달러(8억4000만원)다.

타자 최대어로 손꼽히던 레나토 누네스(27)의 행선지도 NPB다. 지난 5일 니혼햄 파이터스와 계약한 누네스는 2019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MLB 31홈런을 때려낸 거포다. 수준급 일발 장타력을 갖춰 국내 구단에서도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영입 경쟁이 되지 않았다. 누네스의 추정 연봉은 160만 달러(19억2000만원)로 국내 구단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KBO리그 구단은 신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때 연봉,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을 모두 포함해 총액 100만 달러(12억원)를 넘길 수 없다.

A 구단 단장은 "예년보다 일본 구단의 계약 속도가 더 빠른 느낌이다. 말 그대로 재팬 공습"이라며 "(영입) 리스트에서 하나씩 빠져나가는 중인데 생각보다 많다. 당혹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일본이 적극적이다. 파업 전에 계약을 끝내려는 듯 특히 파워히터를 쓸어담아 가고 있다. 니혼햄은 벌써 타자를 3명 영입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투수 쪽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5일 히로시마가 계약한 오른손 투수 드류 앤더슨(27)이 대표적이다. MLB는 노사협약(CBA) 문제로 12월 초 직장 폐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선수 이동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NPB 구단들이 그 전에 계약을 완료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KBO리그 구단은 속수무책이다.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 제한(100만 달러)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다. 현재 시장 분위기라면 NPB에서 재계약에 실패했거나 NPB 구단의 영입 관심이 많지 않은 선수로 수요가 몰린다. 그만큼 선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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