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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게임 피처가 된 원태인의 당찬 각오 "KS에서 복수하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삼성 라이온즈 선발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원태인. 개인 첫 포스트시즌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올 시즌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삼성 라이온즈 선발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원태인. 개인 첫 포스트시즌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올 시즌 삼성의 수확 중 하나는 오른손 투수 원태인(21)의 성장이다.

원태인은 지난달 31일 열린 KT와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8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중압감이 큰 무대에서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7이닝 1피안타 무실점)에 밀리지 않으며 '명품 투수전'을 만들어냈다. 팀이 0-1로 패해 빛바랜 호투였지만 그의 성장을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 경기 뒤 연락이 닿은 원태인은 "재밌는 경기라고 생각해 즐기려고 했는데 막상 그렇게 하지 못한 거 같다. 아주 아쉽고 속상하다"고 자책했다.

원태인은 올 시즌 14승(7패)을 따냈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이던 지난해 6승에서 무려 8승을 더했다. 지난 7월에는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도 승선해 프로 3년 차에 '토종 에이스' 훈장까지 달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1위 결정전에 앞서 원태인을 "빅 게임 피처"라고 극찬했다. 원태인은 "정말 훌륭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9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좋지 않았던 이미지를 극복한 것 같아서 그 부분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매년 후반기가 문제였다. 전반기 좋았던 페이스가 후반기만 되면 꺾였다. 하지만 올 시즌엔 달랐다. 후반기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냈다. 스프링캠프 기간 착실하게 훈련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원태인은 "루틴을 정립했다는 게 크다. 비시즌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구속이 많이 올라왔었다"며 "슬라이더를 장착하면서 구위가 조금 떨어져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올해는 뭔가 자신 있었다"고 돌아봤다.

원태인의 체인지업은 리그 정상급이다. 그에게 체인지업을 배운 팀 후배 이재희는 "우리나라 최고의 체인지업"이라고 평가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에 슬라이더까지 장착하니 난공불락의 투수가 됐다. 그는 "탈삼진(78개→129개)이 늘어난 비결도 슬라이더 덕분"이라며 "체인지업이 아닌 다른 구종으로 볼카운트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그 덕분에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투 스트라이크 전까지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 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 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해 원태인은 구속이 꽤 향상됐다. 전반기 직구 평균구속이 시속 144.7㎞로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4㎞/h가 빨랐다. 후반기도 비슷했다. 그렇다고 직구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원태인은 "구속이 빠르면 공을 던지면서도 압도할 수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확실히 효과가 체감된다. 하지만 후반기 힘이 떨어졌다는 걸 느껴서 변화구 비율을 더 높였다. 1위 결정전에서도 비슷했다. 그래서 결과가 괜찮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쏜살같이 한 시즌이 지나갔다. 삼성은 원태인의 활약을 앞세워 6년 만에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았다. 그에게는 처음 경험해보는 가을 야구가 눈앞에 다가왔다. 플레이오프 결과에 따라 한국시리즈(KS)에서 정규시즌 1위 KT를 다시 만날 수도 있다.

원태인은 "올림픽에 다녀온 뒤 후반기 체력적으로 힘든 게 많았다. 하지만 올림픽에 야구 대표로 출전하는 게 꿈이었다. 어떤 것과도 바꾸지 못할 큰 경험을 했다"며 "포스트시즌은 설렘이 가장 크다. 꼭 KS에 올라가서 1위 결정전에서 패한 걸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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