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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에 붉은빛…구강암 환자 90% 먹었다는 '공포의 열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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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랑열매를 씹으면 입이 붉게 물든다. [SCMP 캡처]

빈랑열매를 씹으면 입이 붉게 물든다. [SCMP 캡처]


#구강암 환자 90%는 '이 열매'를 먹고 병에 걸렸다. 무시무시한 정체는 바로 '빈랑나무 열매'. 씹으면 입안이 붉은빛으로 물들고, 환각작용을 일으키는데 "술·담배보다 낫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언론 감독기관인 광전총국은 지난달 빈랑 열매에 대한 라디오·텔레비전·인터넷 등의 광고 금지령을 내렸다. 일부 아시아 국가에선 빈랑 열매를 껌처럼 씹는 풍습이 있는데, 암 위험때문에 중국정부가 광고 금지령이란 초강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종려나무의 일종인 빈랑나무는 태평양 연안과 동남아시아·동아프리카 등에서 자란다. 열매는 예로부터 중국에서 냉증·장운동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약재로 널리 사용돼왔다. 대체로 열매를 말려 사용한다. 중화권과 동남아에서는 식후에 이 열매를 씹어 졸음을 퇴치하는 문화도 있을 정도고, 일부 지역에선 술·담배 권하듯 상대방에게 이 열매를 권하기도 한다.

빈랑 열매. [MED CHINA 캡처]

빈랑 열매. [MED CHINA 캡처]

빈랑열매의 위험성을 알리는 포스터. [바이두 캡처]

빈랑열매의 위험성을 알리는 포스터. [바이두 캡처]

열매의 주된 성분은 '아레콜린'이다. 동물 구충제 제조 등에도 사용되는 유독성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2004년, 중국당국은 2017년 '아레콜린'을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실제로 의학 전문지 랜싯엔 빈랑나무를 많이 취급하는 후난성에서 구강암을 앓는 사람 82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가 빈랑 열매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중국 CNKI 조사 결과 지난 2009~2015년 후난성의 구강암 발생 비율은 다른 지역대비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BBC에 따르면 대만에서도 지난 2015년 구강암 환자의 80~90%가 빈랑 열매를 먹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정부는 대대적으로 '빈랑 척결 캠페인'을 벌여 2007년 17.2%이던 빈랑 섭취 인구를 2018년 7% 미만으로 줄이기도 했다.

방글라데시에서 빈랑나무를 재배하는 모습. 신화통신=연합뉴스

방글라데시에서 빈랑나무를 재배하는 모습. 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 2019년 3월 후난성 빈랑산업협회가 빈랑열매와 관련한 모든 광고를 금지했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관련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한다. 빈랑 열매는 허난성에서 주로 재배돼 후난성에서 가공되는데, 빈랑가공공장의 기득권층이 중국 정부의 강한 규제를 만류했기 때문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후난성 빈랑산업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아직까지도 "빈랑 열매가 건강상 이점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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