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중심으로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을 받은 추가 그룹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 그룹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 인사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29일 경북 경산시 경산농협 본점을 찾아 국민의힘 영남캠퍼스 총회 참석에 앞서 ‘50억원을 받은 그룹이 더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는 기자의 말에 “사설 정보지에 이름이 오른 사람이 국민의힘 인사라고 단정해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희한한 말씀을 하시는데 그분들의 명예를 위해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다”면서 “제가 본 명단에는 법조계 인사와 이재명 지사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고 답변했다.
29일 오후 경북 경산농협 본점에서 열린 '청년곁에 국민의힘, 영남캠퍼스 총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민주당은 그 명단을 확인해 보시고 내부 규명 절차에 돌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의 제명에 대해 “아들의 50억원 퇴직금과 관련해 해명이 불충분하다. 곽 의원의 국회의원 자격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을 향해 화천대유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진상규명 할 수 있도록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우리가 국회의원 제명권까지 언급한 만큼 민주당에서도 상응하는 조처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천대유 진상의 전체적인 얼개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설계자라고 자처했던 이재명 지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국민이 바라는 특검과 국정조사 등에 신속하게 합의 의사를 밝혀야 한다. 여야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화천대유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두고 이 전 대표와 이 지사 측은 연일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사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개발이익환수 법제화 토론회’에 참석해 이 전 대표에 대해 “50억원을 받기로 한 사람이 여러 명 있다는 사실을 한참 전에 알고도 이를 다 숨기고, 국민들한테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얘기했다”며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서 봉고파직(封庫罷職·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하고 관고를 봉해 잠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난사를 시작했다”며 “대장동 설계자를 자처하더니 마음이 급해지셨나 보다”라고 응수했다. 이어 “이 지사가 입이 험한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저는 비례의 원칙으로만 대응하겠다”며 “이 지사의 추악한 가면을 확 찢어 놓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 지사는 측은 개발이익환수법 추진을 대장동 사태의 출구 전략으로 검토 중이다. 이 지사가 이날 참석한 토론회에서는 현재 부동산 개발이익의 20~25% 수준인 개발부담금을 50%로 높이는 방안과 개발이익환수 대상을 토지개발사업에서 주택건축사업까지 넓히는 법 개정 방안이 논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