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관광객/한약재 되팔기 소동/반입 통제에 당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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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산삼등 먹어치우는 사람도
【북경=특별취재단】 북경아시안게임 한국인 관광단의 중국약품과 한약재 다량 반입에 대해 김포세관과 검찰의 통제가 강화되자 이곳 한국여행자들은 구입한 물품을 반환하는 등 또 한차례 소동을 피우고 있다.
일부 관광객들은 압수당할 우려가 있는 우황청심환ㆍ편자환ㆍ산삼 등을 성급하게 먹어버렸으며 한국관광객들이 투숙한 호텔 주변에는 조선족 등 약재상들이 헐값에 한약재 등을 되사려고 흥정하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중국약품과 한약재를 판매하는 북경의 대표적 상가 왕푸징(왕부정) 거리에는 한국인의 발길이 뜸해졌고 특히 우황청심환의 세계적 본포로 알려진 동인당약국에는 약품과 약재를 구입하려는 한국인의 모습이 자취를 감추었다.
동인당 관계자는 그동안 하루 평균 1백여명에 이르던 한국인의 내왕이 요즘은 10여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오후 왕푸징거리에서 만난 한국인관광객들은 『이럴줄 알았으면 한약품을 사지 않을걸 그랬다』며 『지금이라도 도로 물릴방법이 없겠느냐』고 동인당주변을 서성거리기도 했다.
광주에서 개인사업을 한다는 황모씨(38)는 『부모에게 선사할 우황청심환 20여갑과 편자환 10갑을 샀는데 반환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정 안되면 임자를 만나 좀 손해보는 한이 있더라도 팔아버리겠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당국의 통관 강화방침을 가족들과의 국제전화를 통해 전해들었다며 당국의 처사에는 이해가 가지만 정상을 참작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치 않도록 구제방안도 곁들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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