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영어학습길라잡이] ① 왜 조기 영어교육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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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을 이용해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원어민 교사. [중앙포토]

유아를 대상으로 한 조기 영어교육이 확산되는 추세다. 영어유치원에 아이들이 몰리는 것도 그런 현상 중 하나다. 그렇다고 모든 엄마가 아이의 영어교육을 위해 영어유치원이나 학원을 쫓아다닐 수 만도 없는 노릇이다.'아기의 최고 선생님은 엄마'라고 했다. 영어 학습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조기 영어교육 전문가인 정동빈 중앙대 외국어대학장이 '우리 아이 어떻게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엄마들을 위해 '유아 영어 학습 길라잡이'를 자임하고 나섰다. 유아 영어 학습에 대한 그의 도움말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인간에게는 모국어 습득이든 외국어 습득이든 적기가 있다. 그 시기를 놓치면 외국어 학습을 위해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만큼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모든 아이가 언어를 습득할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적절한 시기에 외국어를 익히면 누구나 유창하게 외국어를 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 영어교육 고민은 당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취학 전 영어교육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당수 부모는 유아 자녀에게 영어교육을 시키는 게 옳은 것인지, 아니면 일부 전문가의 주장처럼 유아 때는 마음껏 놀려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고 걱정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에게 온 정성을 다해 영어교육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부모의 영어 구사 능력이 아이의 영어교육에 필수조건은 아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가능한 100점짜리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모든 교육에는 적기가 있는 만큼 절대 그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아이는 적절한 시기에 외국어 교육을 시작하면 모국어 환경에서도 피나는 노력 없이도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외국어 습득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런던대 의대 연구팀도 그렇게 밝힌 바 있다. 또 잘 알려진 '재능체감법칙'도 아이의 재능은 어리면 어릴수록 그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고 개발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아이들은 누구나 모국어든 외국어든 자유자재로 습득이 가능하다. 이러한 재능은 인간의 선천적 특권이다. 일반적으로 만 3세의 경우 80% 정도의 아이들에겐 외국어 학습 환경을 조성해 주어도 무리는 없다. 만 4~5세는 99%의 아이들이 놀이를 활용해 외국어 교육을 받으면 지능과 잠재력, 창의력이 크게 향상된다고 한다.

◆쉬운 가족 단어 놀이를 활용=효과적인 영어 학습의 첫 단계는 자신과 가족에 관한 단어를 영어로 말해 보는 것이다. 그때 아이는 한 단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엄마가 아이에게 "Oh, my baby!"라고 부르면, 아이는 곧장 "baby"라고 알아듣고 당연히 따라 말한다. 그때 엄마가 이어서 "나는 mommy"라고 말하면, 아이는 가족에 대해 영어로 말하는 것을 신기해하고 좋아한다. 엄마는 아이가 따라 말할 때마다 칭찬을 한다. 가족 명칭이 담긴 챈트나 동요를 함께 불러 보면서 단어를 들을 때마다 가족 서로를 가리키는 놀이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단계는 엄마가 가족에 관한 단어로 된 쉬운 동화를 매일 밤 읽어 주며 잠을 재우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영어나라로 여행하게 될 것이다. 셋째 단계에서 엄마는 아들에게 "너는 son"이라고 말하면서 쓰다듬어 주며 놀이를 한다. 그 다음에 "My son here"라고 말하게 하면 된다. 넷째 단계는 이렇게 자연적으로 아이가 표현하는 말을 듣고 엄마가 "My son is here"라고 바로잡아 준다. 아이는 가족 중심의 단어 놀이 활동에서 터득한 단어를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기를 좋아한다.

정동빈 중앙대 외국어대학장 교육대학원 조기영어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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