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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때리며 ‘담배 셔틀’ 시킨 10대, ‘자퇴’ 의사 밝힌 적 없다

중앙일보

입력

10대 남학생이 60대 여성의 머리를 때리며 담배를 사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10대 남학생이 60대 여성의 머리를 때리며 담배를 사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60대 여성에게 담배를 대신 사주는 이른바 ‘담배 셔틀’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가한 10대 고등학생이 학교에 자퇴 의사를 밝힌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동아닷컴 보도에 따르면 A(17)군이 다니는 경기 여주지역 소재 학교 관계자는 “A군이 자퇴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당분간 학교에 다니기 어렵다는 의미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학교 측에서 A군의 징계 수위를 두고 논의 중”이라며 “기다려주시면 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 매체는 같은 날 A군이 “더 이상 학교에 다니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학교 측에 자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여주사람들’ 캡처]

[페이스북 페이지 ‘여주사람들’ 캡처]

한편 지난달 A군을 포함한 10대 학생 4명이 길가에서 나물을 파는 60대 여성 B씨를 폭행하고 괴롭히는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영상에는 지난 8월25일 오후 11시30분쯤 여주시 홍문동의 한 길가에서 B씨의 머리 등 신체를 위안부 소녀상 추모꽃으로 수차례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A군은 꽃으로 B씨의 머리를 내리치면서 “담배 사줄 거야, 안 사줄 거야, 그것만 딱 말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군의 위협에 B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학생들 그만해”라고 호소했지만, A군은 위협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학생들은 내내 웃으면서 “진짜 웃기네”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 8월30일엔 이들이 겁에 질려 도망가는 B씨의 손수레를 발로 차고 조롱하는 장면이 담긴 추가 영상이 공개돼 논란은 더 커졌다.

B씨는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A군은 욕설을 내뱉으면서 B씨 손을 끌어당겼다. B씨가 손수레를 끌고 길을 건너 도망가려고 하자 A군과 다른 학생들은 수레를 발로 차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논란이 거세지면서 영상 속 학생들의 신상공개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60대 노인에게 담배 셔틀 요구하고 작대기로 머리도 수차례 가격한 10대 강력 처벌과 신상공개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7일 오후 12시 기준으로 10만5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A군이 재학 중인 학교 측은 지난달 28일 학교장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내고 “매우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불미스러운 사안이 발생한 점에 대해서 피해자분께 가해 학생을 대신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여주경찰서는 현장에 있었던 A군 등 학생 4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B씨는가해학생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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