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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회화 명품전 지상감상|파올로 베로네세의 『젊은 여인과 소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10월 21일까지 호암갤러리>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말미를 장식하는 베네치아파 중에서 16세기 후반기 대표적 작가의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화가가 곧 파올로 베로네세(1528∼1588)다.
베네치아파의 특징은 무엇보다 화려하고도 풍성한 색채의 향연이다. 이들은 고전적 균형과 조화의「조형미」보다는 색채에 의한 회화적 표현의 극대화를 통한 「회화미」를 추구했다.
베로네세는 이 같은 베네치아파의 전통을 바탕에 깔고 웅장·화려한 장식화가로서 당시 베네치아의 풍성하고 향락적인 생활풍속을 그려냄으로써 가장 「베네치아적」인 화가로 꼽히고 있다.
『젊은 여인과 소년』은 매우 세속적인 정경의 한 토막을 그려낸 그림이다. 여인의 관능적이랄 수 있는 풍만감과 호화로운 옷치장이 화면을 거의 압도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능숙한 터치에 의한 광선의 포착이 더욱 회화적인 풍성함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 같은 회화적 특성은 먼 훗날 르누아르의 작품에서 되살아나는 것이 아닌 가도 생각된다. <이일(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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