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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에 생산·소비 동반 하락…음식·숙박업 제일 아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영향에 지난달 전(全)산업생산과 소비가 두 달 만에 전월보다 모두 감소했다. 다만 주요 지표인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소폭 늘어 코로나19 재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에 대면 서비스만 타격

7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청

7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청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전(全)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줄었다. 전산업생산은 4월(-1.3%)과 5월(-0.2%)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다 6월(1.6%) 반등했지만, 지난달 다시 줄었다.

산업생산 감소에는 우선 공공행정(-8.3%) 영향이 컸다. 지난달 공공행정 생산은 2013년 3월(-9.8%)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백신 구매 관련 지출이 6월보다 줄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 건설업(-1.9%)도 4월 이후 넉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최근 코로나19 직격탄에 대면 서비스업 생산 감소세도 컸다. 대표적 대면 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4.8%)과 예술·여가(-5.5%) 모두 전월 대비 큰 폭 줄었다. 하지만 과거 코로나19 확산기 때와 비교해서는 감소 폭이 덜했다. 숙박·음식점 생산은 1차 확산기였던 지난해 2월(-19.0%)과 2차 확산기인 지난해 8월(-7.6%), 3차 확산기인 지난해 12월(-27.6%) 모두 지난달 감소 폭을 크게 상회했다. 예술·여가 생산도 1차(-22.9%)·2차(-6.7%)·3차(-10.1%) 확산기 때 더 많이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에 일부 대면서비스업 이용에 차질이 생겼지만, 소비 심리 등이 과거 확산기 때와 달리 크게 위축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올해 3월(100.5) 처음 100을 넘은 뒤 지난달(103.2)과 이번 달(102.5)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나 가계 형편이 나아질 거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전년 동기 대비 지난달 전체 카드매출(7.9%)도 상승 폭을 유지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대면서비스업 감소를 봤을 때 코로나19 4차 확산 영향이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며 “그런데도 감소 폭이 비교적 소폭에 그쳐 영향이 이전보다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온라인 쇼핑 등 무점포 소매가 증가하면서 도소매(1.7%)는 전월보다 소폭 늘었다. 컴퓨터프로그래밍 등 정보통신(2.7%) 생산도 증가했다. 대면 서비스업 타격을 비대면 서비스업이 보완해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영향에 전체 서비스업 생산은(0.2%) 오히려 전월 대비 소폭(0.2%) 증가했다.

수출 순풍에 광공업 생산·설비 투자 늘어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의 모습. 뉴시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의 모습. 뉴시스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광공업 생산(0.4%) 전월보다 늘었다. 자동차(-3.9%) 등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최근 수출 호조를 보이는 반도체(1.6%)와 시멘트 생산 등의 영향으로 비금속광물(5.9%)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소매판매(-0.6%)도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다. 6월(1.4%) 깜짝 증가세를 보였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에 승용차 등 내구재(-2.8%) 판매가 6월보다 줄었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의복 등 준내구재(-2.7%)도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6%) 판매는 늘었다.

설비투자(3.3%)는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많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계류(4.0%) 증가 폭이 컸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액은 6월에 이어 7월(일평균 7660만 달러→8680만 달러)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트럭 수입(130만 달러→300만 달러)도 늘면서 운송장비(1.1%) 투자도 증가했다. 트럭 등 운송장비 투자는 보통 경기가 좋아질 때 늘어나는 특성을 보인다. 반면 건설기성은 건축(2.6) 공사 실적은 늘었지만 토목(-13.4%)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101.3을 나타냈다. 건설 기성액과 소매판매액 등이 감소했지만, 수입·서비스업 생산지수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해 102.6으로 집계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연속 상승하다가 지난달 1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최근 수입물가가 크게 증가하면서 수출입 물가비율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업의 영향이 불가피했지만 이전 확산기에 비해 감소 폭이 확연히 줄어들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를 지속한 점이 눈에 띈다”면서 “향후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경제주체의 소비행태 변화, 학습효과, 백신 접종 확대 등이 이번 충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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