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그냥 내준 한판

〈결승1국〉 ○·커제 9단 ●·신진서 9단

장면 8

장면 ⑧=고통스런 하루였다. 고대하던 커제와의 대결이 시작부터 먹칠이 됐다. 1선에 돌이 날아가 떨어지는 장면을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온라인으로 수없이 대국을 해온 신진서지만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고통과 분노 속에서 국면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백1에 흑2 틀어막으며 신진서는 느낀다. 뭔가 될 듯하지만 잘 안되는 수읽기. 이게 오늘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백5 뻗었다. 이 백이 살아가면 흑대마가 몰살이다. 잡으려면 끊어야 한다. 과연 끊을 수 있을까.

참고도

◆참고도=결론은 ‘끊지 못한다’였다. 흑1로 끊으면 백은 2,4를 선수한다. 그다음 곱게 6으로 뻗는 수. 이것으로 A와 B가 맞보기다. “미리 끊으면 백이 안 되는데 가만히 느는 수가 있었다.”(박영훈9단)

실전진행

◆실전진행=결국 끊지 못하고 흑1 이었다. 그로부터 바둑은 일사천리로 끝이 났다. 중앙 백은 6까지 달아났고 하변 쪽의 수읽기도 졌다. 13으로 넘어 백도 미생이 됐지만 백은 A에 한집이 있어 유가무가(有家無家)가 된 것이다. 백16(120수)에서 신진서는 돌을 거뒀다. 한판을 그냥 내줬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