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자 가른 언론중재법…박용진 "교각살우", 이낙연 "고비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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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은 민주당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 대부분이 언론개혁을 앞세워 언론중재법 통과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의도와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26일 오전 정기국회 대비로 진행된 민주당의 워크숍 자리에서 박 의원은 "이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라면서도 "교각살우는 아닌지 생각해보자"고 제언했다. 언론이 갖고 있는 힘 있는 권력에 대한 견제와 비판, 감시 기능을 축소시켜선 안 된다는 게 박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 들어서 우리가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개정 효과가 딴 판으로 흐르는 경우를 종종 봤다"라며 "이번 개정이 취지와 다르게 언론을 약화시키거나, 진보 매체들이 더 큰 부담을 느끼거나 역할이 위축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개인적인 입법 경험을 언급하며 "작은 퍼즐 하나를 쥐고 전체 그림 맞추는 게 언론"이라며 "대선 앞두고 민주당이 국정 운영을 독단적으로 한다는 프레임도 걱정된다"고 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는 언론중재법이 지난 25일 새벽 민주당 단독으로 법사위 문턱을 넘은 일에 대해 "큰 고비를 넘었다"며 "국민께 설명드리면서 차질 없이 해주길 바란다"고 짧게 언급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길을 우리가 갈 수밖에 없다 생각한다"라며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흠집 없는 대통령 후보를 뽑았을 때 가장 강력한 언론개혁을 성취할 수 있다"라며 "흠집 없는 대통령 후보를 뽑아 언론개혁과 검찰개혁을 확실하게 성공시키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개혁, 언론개혁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치열하게 다뤘던 주제"라며 "독점과 권력의 카르텔을 타파하고 기득권 구조를 개선해 민생을 제대로 다루겠다는 개혁이 곧 민생이었던 것을 한순간도 잊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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