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가위 차례|정성 담아 검소하게|올바른 예절과 상차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오는 10월3일은 우리민족최대의 명절인 한가위.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풍요로운 계절인 추석은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과 햇과일을 마련, 차례를 지내며 조상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올해는 최근의 물가앙등과 홍수로 인한 피해 등으로 썰렁한 기분마저 들긴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일가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정담을 나누고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 봄직하다. 추석의 주요행사인 차례 상 차리는 법과 차례예절을 김득중 성균관전례연구위원장·오명희 주부클럽연합회 생활관 지도부장으로부터 알아본다.

<차례상 차림>
옛말에『남의 제사에 감 놔라 대추 놔라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지방마다 집집마다 가례가 조금씩 다르다.
김 위원장은 예법과 풍습도 중요하지만 시시콜콜한 항목을 따지기보다는 조상을 받드는 정성과 마음씨가 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우선 상은 북쪽을 향해 놓는다. 상의 제일 안쪽에는 지방을 모신다. 지방은「현고학생부군신위」「현요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쓴다.
이때 어머니는 성이 다르므로 본과 성을 반드시 써야 한다. 사진이 있을 경우는 지방대신 모셔도 된다.
신위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동쪽, 왼쪽은 서쪽이므로 왼쪽에서부터 시접(수저 담아 두는 그릇)·잔반(잔과 술잔받침대)·송편의 순으로 놓는다(잔 반과 송편사이에 꿀을 놓기도 한다).
둘째 줄에는 3자, 즉 육적·봉적(닭)·소적(두부)과 생선전을 놓고 셋째 줄에는 육탕·어탕(또는 봉탕)·소탕 등 3탕을 진 설하는 게 원칙이나 간편하게 한 그릇에 담아 내도 된다. 이때 기준이 되는 법은 어동육서로 생선은 동쪽에, 고기는 서쪽에 두되 두동미서, 즉 생선머리는 동쪽방향으로 가게 한다.
4열은 좌포우혜의 원칙에 따라 왼쪽에 마른 포를, 오른쪽에 식혜의 건더기만 담아 놓는다. 그 사이에 고사리·도라지·시금치 등 3색 나물과 간장·나박김치를 놓는다. 제주의 앞쪽인 5열에는 과일과 과자를 놓되 홍동백서, 동조서율 원칙에 따라 밤·배·감·약과·사과·대추의 순으로 진 설한다. 조율이시의 원칙에 따라 대추를 맨 오른쪽에 놓기도 한다. 이때 사과·배는 위아래만 잘라서 괴고 밤은 껍질을 벗겨 괸다.

<차례 지내는 법>
상차림이 지나면 신위를 모셔 차례를 지낸다. 명절제사는 기제사와 달리 직계조상 모두를 합 사해 무축단헌이 특징이다.
즉 축문을 읽지 않고 한 분에 한잔의 술만 올리면 된다는 뜻이다.
신위를 중심으로 동쪽에 남자자손이 서고 서쪽은 여자자손이 자리한다. 제주가 꿇어앉아 강신 잔에 술을 따라 3번에 나눠 모사그릇에 비운 뒤 두 번 절한다(강신). 왼쪽집사가 잔 반을 들어 제주에게 주면 제주는 잔 반을 받아 들고, 오른쪽 집사가 술을 따라 준 다음 제주는 오른쪽으로 향 위에서 잔을 3번 돌리고 오른쪽 집사에게 잔을 주면 집사는 잔 반을 받아 상에 올린다. 이때 집사는 친척 중 연세가 든 분이 맡는다.
제주 또는 집사가 젓가락을 들어 접시에 세 번 구른 뒤 가지런히 하여 음식에 놓는다. 헌 작 한 자손들은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한다.
헌 작이 끝나면 6∼7분간 물러서서 기다린다. 그런 후 인기척을 하고 다가가서 차례참석자들이 모두 절을 한다. 사진을 모셨으면 사진을 잘 싸서 원래의 위치에 보관하고 지방을 썼을 때는 태운 뒤 재를 날려보낸다. <문경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