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맘카페 움직였다…음식물쓰레기통 아기 분유 기부 행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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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자신이 출산한 아기를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청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자신이 출산한 아기를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청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음식물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신생아에 대한 전국 맘카페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현재 전국 맘카페 커뮤니티에는 충북 청주에서 탯줄이 달린 채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신생아를 향한 도움의 손길을 촉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30만 회원이 활동 중인 맘카페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신생아요. 당장 먹을 분유도, 기저귀도 부족하대요’라는 제목을 단 글이 올라왔다. 글 게시자는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아기가) 지금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 아기용품이 필요하다고 한다. 일단 당장 분유나 기저귀도 없다 한다”며 “출생신고도 안 돼서 지자체 지원도 못 받는다"고 적었다. 끝으로 “당장 분유나 기저귀도 없다고 하네요. 여러분 기부 부탁드린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카페 회원들은 댓글에 후원 인증글을 연달아 올리고 있다. 이 카페의 다른 회원은 “글 읽고 분유 한 통 보냈다. 집에 TV가 없어서 뉴스를 잘 못 보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또 다른 회원은 “분유랑 기저귀는 병원에서 처리하기 어려울 만큼 들어올 수도 있다. 차라리 기부금 형식으로 받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같은 날 청주지역 주부 커뮤니티 맘스캠프에도 ‘음식물통에서 발견된 아기에게 기부하자’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저희 아이도 이제 돌 지났는데, 이렇게라도 도울 수 있다니 다행인 것 같다”면서 “우리 함께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계속 관심 갖고 응원을 보내자”고 했다.

다른 지역 맘카페에도 8일 오전 후원을 독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카페 회원은 "친모가 자신이 열 달을 품어 낳은 아이를 낳자마자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어 버렸다"며 "며칠을 그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먹지도 못하고 울음으로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이 작은 아이가 출생신고도 되지 않아 지원이 쉽지 않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치료비는 물론 먹을 분유나 기저귀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부족하지만 급한 대로 아이에게 먹일 분유를 보냈다. 혹시 같은 마음으로 도와주실 분은 아래 주소지로 보내달라"고 적었다.

회원들은 댓글로 "아이 몸에 구더기가 많았다는데 물티슈는 필요 없으냐" "뉴스를 봤는데 가슴이 쿵쾅거리고 손발이 떨렸다"며 "힘을 조금 보태야겠다"고 적었다. 현재 이 글에는 "후원이 많이 들어와 더는 물품 후원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다른 맘카페에서도 아이가 있는 병원과 담당의사의 이름을 공유하며 주소로 물품을 후원해달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3시쯤 청주시 흥덕구 한 식당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탯줄이 달린 신생아가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구조됐다. 아이는 상처를 입은 상태였으며 탯줄은 엉킨 채 말라붙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CCTV를 탐문한 결과 신생아는 친모가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8일 오전 8시쯤 유기한 것으로 보여, 경찰은 아이가 최소 67시간 동안 음식물 쓰레기통 안에서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 친모는 영아살해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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