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드루킹의) 댓글공작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드루킹을 알았느냐’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께서 드루킹의 존재를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을 못 드리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은 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드루킹을 언급한 모습과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 조직과 악수를 하는 동영상을 띄운 뒤 “댓글 조작은 누구를 위해 했는가”라고 이 수석을 향해 물었다.
이 수석은 지난 7월 29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당시 “대통령은 (드루킹을) 몰랐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문 대통령이 댓글 조작 사건 당시 이를 알고 있었다고 따졌다.
유 의원은 당시 이 수석의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확인한 것인가”라고 물었고, 이 수석은 “‘몰랐을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에게) 여쭤봤으면 ‘몰랐습니다’라는 단정 표현을 썼을 것”이라며 사견이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또 “정 의원이 (문 대통령이) 모르고 계실 것 같다고 해서 그 점에 대해 ‘동의한다. 나도 모를 것이라고 짐작한다’고 답변했다”며 “정 의원이 그것도 모르고 와서 시위했을 거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당시 정 의원은 이 수석의 말에 긍정하면서도 “(드루킹 사건을) 알았든 몰랐든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조작 최대 수혜자는 누군가?”…靑 “모른다”
유 의원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서도 “댓글 조작의 최대 수혜자가 누군가”라고 물었다. 이에 유 실장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상식으로 답할 문제”라며 “문 대통령이 (댓글 조작을) 알았을 것이라는 징조가 차고 넘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수행실장 역할을 한 측근 인사였던 점과 당시 언론보도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정황증거를 보면 문 대통령이 (드루킹 댓글 조작을) 모를 리 없다”며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 사과해야…오만하기 끝이 없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드루킹은 유죄를 받았다”며 “모르쇠로 일관할 일이 아니다. 대통령도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유 실장은 “판결문에 대통령 책임에 대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고, 임 의원은 “국민적 정서라는 게 있다. 오만하기 끝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與 “잘못된 동영상, 굉장히 왜곡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동영상 자료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날짜 등이 명확한 영상만 자료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또 “대통령 (동영상) 말씀은 예가 전혀 잘못됐다”며 “드루킹과는 전혀 관련 없는 4개의 팬클럽 연합 행사”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사실에 부합되지 않고 잘못된 동영상이 이렇게 나오면 굉장히 왜곡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與 “김경수 지사 얼굴 보니 짠한 마음”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의결은 분분할 수 있겠지만 대법원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해서 (판결을) 받았고 대통령과 연관성이 없다는 것도 판결문에 나와있다. 특검수사에서도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강 의원은 해당 동영상에 짧게 등장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가리키며 “형 집행이 확정돼 구속상태에 있는 김경수 지사의 얼굴을 화면에서 보니 짠한 마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