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드루킹 존재 알았나 묻자, 이철희 “말씀 못 드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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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드루킹의) 댓글공작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드루킹을 알았느냐’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통령께서 드루킹의 존재를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을 못 드리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은 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드루킹을 언급한 모습과 김정숙 여사가 드루킹 조직과 악수를 하는 동영상을 띄운 뒤 “댓글 조작은 누구를 위해 했는가”라고 이 수석을 향해 물었다.

이 수석은 지난 7월 29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당시 “대통령은 (드루킹을) 몰랐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문 대통령이 댓글 조작 사건 당시 이를 알고 있었다고 따졌다.

유 의원은 당시 이 수석의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확인한 것인가”라고 물었고, 이 수석은 “‘몰랐을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에게) 여쭤봤으면 ‘몰랐습니다’라는 단정 표현을 썼을 것”이라며 사견이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또 “정 의원이 (문 대통령이) 모르고 계실 것 같다고 해서 그 점에 대해 ‘동의한다. 나도 모를 것이라고 짐작한다’고 답변했다”며 “정 의원이 그것도 모르고 와서 시위했을 거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당시 정 의원은 이 수석의 말에 긍정하면서도 “(드루킹 사건을) 알았든 몰랐든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조작 최대 수혜자는 누군가?”…靑 “모른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1.8.23 김경록 기자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1.8.23 김경록 기자

유 의원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서도 “댓글 조작의 최대 수혜자가 누군가”라고 물었다. 이에 유 실장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상식으로 답할 문제”라며 “문 대통령이 (댓글 조작을) 알았을 것이라는 징조가 차고 넘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수행실장 역할을 한 측근 인사였던 점과 당시 언론보도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정황증거를 보면 문 대통령이 (드루킹 댓글 조작을) 모를 리 없다”며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 사과해야…오만하기 끝이 없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드루킹은 유죄를 받았다”며 “모르쇠로 일관할 일이 아니다. 대통령도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유 실장은 “판결문에 대통령 책임에 대한 부분은 없다”고 말했고, 임 의원은 “국민적 정서라는 게 있다. 오만하기 끝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與 “잘못된 동영상, 굉장히 왜곡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동영상 자료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날짜 등이 명확한 영상만 자료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또 “대통령 (동영상) 말씀은 예가 전혀 잘못됐다”며 “드루킹과는 전혀 관련 없는 4개의 팬클럽 연합 행사”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사실에 부합되지 않고 잘못된 동영상이 이렇게 나오면 굉장히 왜곡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與 “김경수 지사 얼굴 보니 짠한 마음”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의결은 분분할 수 있겠지만 대법원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해서 (판결을) 받았고 대통령과 연관성이 없다는 것도 판결문에 나와있다. 특검수사에서도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강 의원은 해당 동영상에 짧게 등장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가리키며 “형 집행이 확정돼 구속상태에 있는 김경수 지사의 얼굴을 화면에서 보니 짠한 마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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