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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푸틴·두테르테나 하는 짓"…與일각도 언론재갈법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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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여당이 강행 처리를 시도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향한 야당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여당 지도부는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이라는 명분을 들며 강행 처리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에게 언론악법 저지 공동투쟁을 위한 ‘당대표-대선예비후보 연석회의’ 제안서를 전달하고 있다. 뉴스1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에게 언론악법 저지 공동투쟁을 위한 ‘당대표-대선예비후보 연석회의’ 제안서를 전달하고 있다. 뉴스1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들, 힘 모아 저지해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3일 오전 이준석 당 대표를 만나 언론중재법 개정 저지 공동 투쟁을 위한 ‘당대표·예비후보 연석회의 제안서’를 전달했다. 최 전 원장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후보들이 힘을 모아 저지해야 하지 않겠냐는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도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이어 유승민·박진·윤희숙 후보와 함께 "언론장악법 저지를 위해 대선 주자부터 투쟁의 제1선에 서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언론 단체들과의 연대모임 개최 등을 제안하며 "여당이 만약 날치기를 강행할 경우 범국민 정권 퇴진 운동에 직면할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말했다.

이미 전날 최 전 원장은 25일 당 대선 예비후보들의 비전발표회를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25일은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최 전 원장은 “너무나 한가하다”며 “비전발표회를 며칠이라도 연기하고 후보들 전원이 국회에 나가 당과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대선주자들도 움직였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비전발표회를 연기하고 ‘언론재갈법’ 날치기를 막는데 모든 대권 주자가 힘을 모으자”고 썼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국회 앞에서 언론중재법 반대 시위를 벌이는 허성권 KBS노동조합 위원장을 찾아 연대 서명을 했다. 국회 밖으로 나가는 최 전 원장과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최 전 원장도 서명에 동참했다. 최 전 원장은 “언론 악법을 어떻게든지 저지하는 데 힘을 모으자”고 했고, 원 전 지사는 “우리도 원팀”이라고 답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진중권 “푸틴, 두테르테나 하는 짓”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이 통과되면 그간 우리 국민 모두가 힘들게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국격과 민주주의의 위상, 그리고 언론의 자유를 독재국가 시절로 후퇴시킬 것”이라며 “언론중재가 아닌 인류 보편의 가치인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말살하는 ‘언론중죄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러시아 대통령) 푸틴,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나 하는 짓을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고 민주당 대선 주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언론재갈법”이라고 하자,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사실도 아니고, 가능하지도 않은 터무니 없는 비난”이라고 반박한 기사를 함께 올렸다. 진 전 교수는 “이낙연 후보님, 질문이 있다. (조국 전 민정수석 딸의)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라는 보도는 진짜 뉴스인가, 가짜 뉴스인가. 이재명 후보도 대답해달라”고 썼다.

여당 내에서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개혁의 부메랑 효과가 나타나 언론의 비판과 견제 기능에서 사회적 손실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 남진 않았지만, 여야 간 협의가 잘 진행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제 바람이 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왼쪽은 민주당 송영길 대표. 연합뉴스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왼쪽은 민주당 송영길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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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무책임한 기사 악순환 끊을 때”

반면 여당 지도부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언론에서도 계속 재갈 물리기라고 하는데 무슨 재갈인가. 허위조작 뉴스를 보도하는 자유를 보장해달라는 거냐”고 반박했다. 그는 “무책임한 기사로 기업이 망하고 개인의 삶과 명예가 짓밟혀도 이를 수수방관한다면 같은 잘못이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이 악순환을 과감히 끊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현행 제도하에 잘못된 언론 보도의 피해를 온전하게 구조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그렇다”면서 “언론중재법, 즉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 캠프는 배우자 관련 보도를 고발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바꾸려 한다는 보도에는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며 “두 얼굴의 언론관을 보이는 윤 전 총장이 언론개혁에 반기를 들고있는 것에 많은 국민이 실소를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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