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바요르가 한국서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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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6일 오전 전남 광양의 전남 드래곤즈 훈련장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고 있는 피타가 슈팅을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동생 에마뉘엘 아데바요르.광양=송봉근 기자

3일 한국에 온 피타는 5일 광양에 내려와 프로축구 K-리그 전남 드래곤즈-대전 시티즌의 경기를 본 뒤 전남 선수단 숙소에서 묵으며 테스트를 받고 있다. 토고 1부리그 'AS 두안'에서 스트라이커로 뛰고 있는 피타는 지난 세 시즌 동안 75경기에 출전해 41골을 넣었다. 1m94㎝의 장신에 동생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얼굴이 비슷하다. 인천공항에서는 사인을 해달라는 사람들이 있었고, 광양 경기장에서는 여학생들이 몰려들어 "아데바요르가 여기 웬 일이지" "3개월 부상을 당해 한국에 놀러왔나 봐"라며 한마디씩 했다.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피타가 테스트를 받기 전 전남 허정무 감독(右)의 지시를 듣고 있다.

피타는 매우 진지하고 순수했다. 그는 "독일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와 한국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인상을 받았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축구 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토고에서 그는 동생이 사준 저택에서 BMW와 체로키 등 고급 승용차를 타며 초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피타와 한국의 인연은 2월 본지 기자가 토고의 아데바요르 집을 방문했을 때 시작됐다. 그는 기자에게 명함을 달라고 하며 "한국에서 뛰고 싶다. 연락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피타의 매니저 겸 코치인 장 코피 아프코(33)가 '10월에 한국에 갈 테니 테스트받을 팀을 소개해 달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피타 일행은 11월 1일 토고에서 출발해 가나와 두바이를 거쳐 3일 인천공항에 내렸다. 세 번 비행기를 갈아탔고, 사흘이 걸렸다. 왕복 항공권은 피타가 마련했다.

아데바요르 4형제는 모두 축구 선수로 유명하다. 큰형 콜라(30)는 독일에서 뛰다가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고 자동차 딜러로 일하고 있다. 둘째가 피타, 셋째가 에마뉘엘이다. 막내 안토니(15)는 프랑스 FC 메츠의 유소년팀에서 뛰고 있다. 네 형제를 모두 가르친 아프코는 "기량은 첫째가 단연 뛰어났고, 잠재력은 막내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6일 오전 피타는 전남 드래곤즈 1군 훈련에 참가했다. 원터치 패스게임, 손으로 패스하기 등 낯선 훈련 프로그램을 열심히 쫓아 했고, 11대 11 연습경기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시차와 기후에 적응되지 않은 탓인지 그리 인상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허정무 전남 감독은 "피는 속이지 못한다고 했으니 기대해 보겠다. 하지만 기본기는 동생에 비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피타의 '코리아 챌린지'는 성공할 것인가.

광양=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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