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들한테 '문전박대' 당한 김근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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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6일 부동산 투기의 초당적 대처를 하자며 5당 대표회담을 제의했으나 야당들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

열린당 김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못 막으면 대한민국 경제의 선진국 진입이 쉽지 않고, 두통거리인 국민의 양극화를 극복하기도 어렵다”며 “부동산 투기는 정말로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하고 이를 위해 ‘5당 대표회담’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과정에서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가격안정능력을 의심하고 있고, 다음 정부에선 결국 부동산 인상압력에 못 견디고 물러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면서 “다음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부동산 투기압력과는 맞서 싸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또 “부동산 정책 후퇴는 있을 수 없고, 당은 어떤 경우에도 부동산시장안정을 지키겠다는 분명한 원칙을 굳건하게 견지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고 분명하다는 점을 시장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공급확대, 분양가 인하방침은 최근 집값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코자하는 정책보완측면으로 생각한다”면서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서 부족한 부분을 지속보완해가면서 부동산시장의 안정과 서민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장의 ‘5당 대표회담’ 제의에 대해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한나라당 등 야당들은 거부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그동안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부동산 정책을 쓴다 해도 백약이 무효”라며 “5당 대표회담은 여당이 책임을 분산 혹은 전가하려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이상열 대변인은 “회담이 필요하다면, 5당 정책위 의장의 회동을 통해서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국민중심당 신국환 대표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집권 말기에 누적된 정책실패를 여당이 책임지고 해야 될 일이지 야당들에게 떠넘기려 해선 되겠느냐"며 "당정청이 모여 해결책을 찾는 것이 먼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부동산 문제는 민생과 관련된 문제고, 민생과 관련된 것은 누구든 만나서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서 "구체적 제안이 오면 검토해 볼 것"이라고 수용 의사를 표명했다.
(서울=데일리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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