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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자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제례」를 명동 국립극장에서 첫 선보인 73년이래 극단적인 찬반양론에 휘말려오다가 이제야 마침내 귀한 상을 받게됐군요.』
제의성을 바탕으로한 포스트모던및 미니멀 무용의 선두주자로 국제무대에서 각광받는 전위무용가 홍신자씨(50)는 뉴욕 컬럼비아대학원을 졸업하고 첫 귀국공연을 가진지 18년만에야 「조국에서도」제대로 인정받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최근 북경아시안게임 문화축전에서 공연된 그의 안무작 『2001년』이 중국 무용계에 엄청난 충격과 감동을 불러일으켰듯이 지금까지 발표해온 『입에서 꼬리까지』 『4개의 벽』 『섬』 『천사들』 등 작품은 전세계 언론으로부터 「현대 속의 샤머니즘 표현에 성공」 「무아의 경지에서 우주의 화합을 암시하는 춤」 등의 격찬을 받아왔다.
국내 무용계의 묘한 기류 때문에 만만치 않게 배척당하면서도 그가 이끄는 미국 래핑스턴무용단의 『섬』은 89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의 4천석 매진기록을 올리는가하면, 뉴욕에서는 가장 빼어난 춤으로 선정되고, 중국에도 현대무용으로는 처음 소개돼 북경에서는 2시간만에 입장권이 매진되는 등의 인기를 모아왔다.
『91년에는 이스라엘 현대무용제에 참가하고 중국의 광동·상해·북경·연변에서도 워크숍과 공연을 갖게되는데, 이젠 외국인 무용수들이 아닌 한국무용수들과도 함께 국내외 무대를 누비고 싶습니다. 국·공립단체나 기업의 뒷받침으로 최소 10명 규모의 직업현대무용단을 만들 수 있다면 한국인의 열린 상상력과 창작력을 한국인의 몸짓으로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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