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1등은 난생처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봐라,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겠어?" 김혜경(22.태안군청.사진)이 2시간40분36초로 여자 엘리트 부문 우승을 차지하자 소속팀 유의석(49) 감독이 말했다.

이번 대회는 김혜경의 두 번째 풀코스 도전이었으나 데뷔전이었던 4월 전주대회 기록(2시간51분30초)을 10분 이상 앞당기며 우승했다. 김혜경은 "운동을 시작하고 1등은 처음 해봤다. 이제 정말 '운동한다'고 말하고 다녀도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리여고 시절 중장거리 선수였던 김혜경은 실업 1년 차(2003년) 때 왼쪽 종아리뼈가 부러지는 시련을 당했다. 훈련량이 줄면서 지난해에는 몸무게가 67㎏(1m66㎝)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체전 하프마라톤에 출전했다가 "쟤, 운동선수 맞느냐"는 수군거림을 듣고 오기가 생겼다.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몸무게를 줄이고 훈련량을 늘려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부상 없는 겨울을 보냈다.

올 봄 "풀코스에 도전해 보자"는 유 감독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김혜경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미자(36.전북 익산시) 선배처럼 오래오래 운동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