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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쌀쌀한 늦가을 등산 겉멋 벗고 속옷 챙기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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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달 18일은 산의 날이었다. 산림청이 18세 이상 국민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산림에 대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 국내 성인 등산인구는 연인원 4억6200만 명에 달한다. 응답자의 83%가 연 1회 이상 산을 찾는다고 대답했고, 월 1회 이상은 23.3%, 주 1회 이상도 16%였다.

굳이 등산 매니어가 아니더라도 요즘엔 부부끼리 가족끼리 하물며 동네 뒷산이라도 주말마다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주 5일제의 영향으로 등산복이 주축이 되는 아웃도어 의류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동네 뒷산이라도 산은 산이다. 대충 입고 산에 올랐다간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인 '라푸마'의 설주택 과장은 "등산시 옷차림과 용품을 등산 여건에 맞춰 준비하는 것은 때에 따라서 인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이어지는 요즘, TPO(Time, Place, Occassion)에 따른 신개념 등산복과 그 코디법을 알아봤다. 의상 협찬=라푸마

# 장거리 산행엔 환기구가 있는 겉옷을

2박 이상의 장거리 산행을 계획 중이라면 체온 유지를 위한 복장에 신경 써야 한다. 산에서의 기온은 해발 100m 올라갈 때마다 0.7도씩 떨어지게 되는데 땀까지 흘리면 체온 강하 속도는 한층 빨라지기 때문이다.

체온 유지에 가장 효과적인 재킷은 겨드랑이에 환기구가 있는 두 겹짜리 고어텍스 재킷이다. 평소에는 방수 지퍼를 채우고 있다가 땀이 많이 나면 겨드랑이에 있는 환기 지퍼를 열어 땀을 배출할 수 있는 구조다. 땀을 빨리 배출할수록 체온 유지가 수월하다. 역시 플리스 소재의 재킷과 속옷도 챙겨야 한다.

바지는 적어도 두 벌을 준비해야 한다. 하나는 안쪽에 안감이 있고, 기모 처리(보온성을 높인 것)가 돼 있는 제품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모 처리 없이 두 겹으로 돼 있는 제품이다. 기온과 체온의 변화, 땀의 유무에 따라 갈아입어야 한다. 신발은 밑창의 내구성이 좋고 될 수 있으면 가벼운 경량형 등산화가 좋다.

# 중거리 산행엔 윈드스토퍼를

1박 정도의 산행을 예상하고 있다면 기온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꼬박 하루를 산에서 보내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차가운 바람을 막는 것이 중요한데 이럴 땐 방수.방풍 기능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고어텍스 소재의 윈드스토퍼 재킷을 입는 것이 좋다. 단, 기온이 높아지는 낮에는 땀이 찰 수 있으므로 휴대가 간편한 홑겹의 재킷을 준비해야 한다.

바지는 안감이 한 겹 정도 더 있는 기능성 바지를 선택하고, 신발도 제법 긴 거리를 걷게 되므로 발목을 충분히 감싸주는 등산화를 골라야 한다. 역시 등산화는 방수와 땀 발산 기능이 있는 고어텍스 소재가 좋다.

# 당일 산행엔 플리스 소재를

동네 인근 산이나 시 외곽에 있는 산을 오르는 데는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이럴 땐 온갖 등산 장비를 챙기는 것보다는 최대한 편안하면서도 가벼운 옷차림이 필요하다. 가벼운 산행이니만큼 등산복의 디자인과 색감을 살려 '멋쟁이'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만큼의 패션 감각이 있다면 무난하다.

폴라폴리스라고 불리는 플리스 소재의 재킷이 상의로 좋다. 두께 감이 있으면서 보온성이 뛰어나고, 상대적으로 가벼워 체온이 올라가면 벗어 배낭에 넣기도 편하기 때문이다. 플리스 소재의 재킷은 시중에 여러 컬러로 나와 있어 선택의 폭도 넓은 편이다. 그렇지만 두께가 있어 자칫하면 거대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자.

바지는 흡수한 땀을 빨리 발산해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기능성 바지를 선택하되 홑겹으로 된 것을 입는 것이 좋다. 신발은 발목을 덮는 등산화보다는 가벼운 트레킹 신발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발목이 높은 등산화는 오히려 쉽게 피곤해질 수 있다.

# 기능성 속옷도 갖춰 입자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의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 유지다. 등산을 시작할 때는 쌀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체온이 높아져 땀이 나면서 등산복 안에 습기가 차기 쉽다. 나중엔 이렇게 젖은 속옷이 차갑게 식어버려 추위를 느끼게 되고, 속옷이 땀 무게에 늘어지면서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체온을 유지하면서 땀을 빨리 발산해주는 기능성 속옷이 중.장거리 산행에는 필수라는 말이다. 드라이 존이라는 소재의 기능성 속옷 브랜드인 '스켈리도'의 김낙형 이사는 "등산할 때 입는 기능성 이너웨어는 빠른 땀 배출을 도와주고 근육의 피로를 줄여주며, 신체 순환을 돕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요즘엔 파워수트로 불리는 기능성 속옷이 많이 나와 있다. 운동 선수들이 이너웨어로 즐겨 입는 제품으로 땀을 흡수해 빨리 발산시키는 기능은 기본이고, 근육을 결에 따라 잡아줘 피로를 줄여주는 제품이다. '스켈리도' 김 이사는 "봉제선이 몸의 경락을 따라 박음질 돼 있어 근육을 보호하는 기능성 속옷도 있다"고 설명했다.

◆ 도움말= 라푸마 MD 설주택 과장
조도연 기자

■ 이런 차림은 피하자

.청바지는 등산복이 아니다 = 청바지는 신축성이 없고, 발수 기능이 없어 등산에 적합하지 않다. 갑자기 비가 오거나 하는 경우 물을 흡수해버려 무게가 많이 나갈 뿐더러 저체온증에 걸리기 쉽다.

.땀복은 최악의 선택 = 말 그대로 땀을 배출하지 못해 등산할 때 몸에 땀이 흘러내리게 된다. 발수 기능은 등산복의 기본이다.

.안에는 스웨터를 입는다? = 기능성 소재는 기능성 소재와 입어야 효과가 좋다. 고어텍스 재킷에 스웨터를 입거나 기능성 티셔츠에 카디건을 입는 식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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