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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골격 드러낸 삼성전자 탕정 단지 8세대 LCD 생산 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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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충남 아산의 삼성전자 탕정 LCD 단지. 17층 아파트 높이에 바닥 면적만 서울 상암 축구경기장의 여섯 배에 달한다. 지난 3일 방문한 이곳에서는 8세대 LCD 생산라인 공사가 한창이었다. 조용덕 삼성전자 상무(LCD총괄 기획팀장)는 "회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레고' 공장을 짓느냐'며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사인 S-LCD는 올 7월 14일 1조8000억 원을 투자해 8세대 라인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8세대 라인은 가로 2.5m, 세로 2.2m 인 유리 기판을 가공해 한꺼번에 52인치 LCD 패널을 6장씩 만들 수 있는 공정이다. 완공되면 원판기준으로 월 5만장씩을 생산할 수 있다. 바로 옆에는 46인치 패널을 6장씩 찍어낼 수 있는 7세대 라인이 쉴새없이 가동 중이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간담회에서 "내년 10월 8세대 라인이 완공되면 2008년부터는 50인치대 LCD 패널을 1000달러선에 공급할 수 있다"며 PDP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 LCD는 화질과 해상도에서 유리한 반면 PDP는 가격 경쟁력이 높다. 현재 50인치대 LCD TV 시장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50인치 이상 평판 TV 시장이 1000만대 이상으로 성장하는 2008년에는 LCD 패널 가격을 낮춰 시장의 최소 20%를 LCD TV가 차지한다는 게 이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2002년 당시 3000달러던 40인치 패널 가격을 3년 안에 1000달러 이하로 내리겠다고 장담한 약속을 지난해 7세대 라인을 가동하며 지켰다"고 덧붙였다.

한달에 15만 장(46인치 기준 90만장)의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는 7세대 라인에 들어가 봤다. 로봇과 컨베이어 벨트만 가득할 뿐 직원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액정에 구동회로와 백라이트를 붙여 패널을 만드는 조립공정의 경우 13개 라인에 근무하는 직원은 단 7명. 이호승 상무(모듈공정 팀장)는 "건물 전체에 한꺼번에 근무하는 직원은 300명 정도"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까지 탕정 1단지 75만 평(삼성코닝 등 협력사 부지 14만 평 포함)에 20조 원을 투자, 9라인까지 건설한다. 또 1단지 남쪽 64만 평 부지에는 2015년까지 3개의 라인을 더 만들기로 최근 확정했다. 탕정에서 14㎞ 북쪽의 둔포 협력업체 단지를 포함하면 여의도(89만평)의 두 배가 넘는 모두 221만평이 LCD 관련 산업단지로 조성된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김승호 한국지사장은 "샤프에 이어 삼성전자가 투자에 들어간 8세대 라인이 안정적인 생산에 들어가기 전까지 PDP 진영이 고해상도 풀HD 패널의 원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여부가 50인치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탕정=김창우 기자

◆ 7세대.8세대 LCD=LCD의 '세대'는 LCD의 원판인 유리 기판의 크기에 따라 구분된다. 세대가 올라갈수록 기판의 크기가 커져 대형 화면을 생산하는 데 유리하다. 같은 '세대'의 기판도 제조사 별로 크기가 약간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의 경우 7세대는 가로 2.2m 세로 1.87m, 8세대는 가로 2.5m, 세로 2.2m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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