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심장부 집중폭격” 발언파문/미 공참총장 전격 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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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제합동작전 상황에서 기밀누설 이유/중동사태로 신경곤두선 미 입장 드러나
대 이라크 공격작전에 대한 발언으로 현직 미 공군참모총장이 17일 전격 해임된 사건은 미 군사상 두번째 일로 현재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미국의 신중한 태도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한 예라 할 수 있다.
마이클 두간 미 공군참모총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된 미군부대들을 시찰하던 중 워싱턴포스트,LA 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이라크와 전쟁을 할 경우 주로 공군작전에 의존할 것이라며 이라크에 대한 공습목표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두간총장은 『이라크를 쿠웨이트로부터 철수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공군을 동원,바그다드를 대규모로 공습하는 것이며 이 공격목표에는 후세인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사가 보도된 직후 체니국방장관은 부시대통령과 안보관계자들과 논의,두간장군을 즉각 해임키로 결정,발표했다.
체니국방장관은 『15만명의 미군이 파병돼 있고 국제적인 합동작전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간장군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사령관으로서 상황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해임 이유를 밝혔다.
체니장관은 또 두간장군이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정계에서는 지난 7월 임명된 두간장군을 불과 2개월만에 해임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면서도 두간총장이 작전기밀을 너무 솔직히 발언한데 따라 빚어질 관련국들과의 관계등 파문을 우려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로 생각하고 있다.
현직 합참의장단 멤버가 해임되기는 49년 트루먼 대통령시절 루이스 댄필드 해군참모총장 해임이후 두번째라는 점에서 볼때도 미 행정부가 이번 발언에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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