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여파「장바구니」에도 주름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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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배추상품 포기 당 3천 원>
갑작스런 물난리로 당분간은 장보기가 겁날 것 같다.
산지수해와 수송차질로 농수산물의 시장반입사정이 평상시대로 회복되려면 상당기간이 걸릴 형편이고 거기에 비 때문에 아직 뜸한 소비자들의 시장 출입이 잦아지게 되면 시세급등이 본격화할 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12일 주요시장 동향부터 심상치 않다. 가락시장의 경우 이날 하루 과일·채소 반입량이 총1천1백25t으로 폭우 속에서도 비교적 출하·수송에는 차질이 적었던 전날의 4천8백t에 비해 4분의1이하로 줄었다.
물건이 거의 안 들어 왔다는 경동 시장의 경우 이 바람에 전날 배추 상품 포기 당 1천5백∼1천8백 원 하던 게 3천∼3천5백원으로 배 값에 거래됐으며 무도 l천∼1천2백원에서 1천5백∼2천 원으로, 열무·얼갈이배추도 작은 한 단에 5백원에서 1천 원으로 껑충 올랐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도 평소 2만 짝을 넘던 대중 어종 입하 량이 1만 짝으로 줄고 5천kg이상 밀리던 활어횟감도 5백kg으로 10분의1로 급 감했다.
시세는 갈치 중간크기 한 마리가 3천 원(소매)선으로 2천∼2천5백원 하던 전날보다 올라 거래된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 큰 움직임이 없는 편이지만 수요가 몰리면 그때는 오른 만큼 「제값」을 받으리라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얘기다.

<송이버섯 출하 본격화>
송이버섯이 본격 출하돼 일본관광객들과 일찌감치 추석선물을 알아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요즘 경동 시장에는 솔가지로 덮어놓은 송이버섯들이 곳곳에 선보이고 있는데 요즘 나오는 것은 질도 다양해 고르기 나름이다.
최상품의 경우 kg당 12만∼15만원선(12일 소매기준)으로 출하초인 지난 7월말의 19만원선 보다는 많이 내렸으며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은 8만∼10만원, 최하 5만원 선에도 거래되고 있다.
관련상인들은 물량이 가장 많이 나오는 내주께 엔 시세가 더 내렸다가 추석을 앞두고는 선물수요 등으로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귀띔한다.

<해물탕거리 거래 활기>
각종 조개 류 등 이 풍성하게 들어오는 가을철에는 해물 탕이 별미.
비 피해 등으로 물량이 제대로 늘지 못하고 시세도 싸게 먹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요즘 수산물상가에서는 예닐곱 가지씩 구색을 맞춘 해물탕거리 거래가 제법 활기를 띠고 있다.
단골 재료로는 큰 새우(일명 오도리)가 4백g 근당 5천 원(보리새우는 3천 원), 모시조개와 바지락·미더덕 등 이 각각 3천 원, 대합이 개당 5백∼8백원수준(12일 경동 시장 소매시세).

<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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