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 '대선 행보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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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얼굴) 전 대표가 대선 주자로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박 전 대표는 2일 서초포럼(서초구 거주 인사들의 모임) 조찬모임에서 특별강연을 했다.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 첫 공개 특강이다. 10월 초 독일에 다녀온 뒤에도 박 전 대표는 "의원으로서 국정감사에 충실하겠다"며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를 자제해 왔다. 퇴임(6월 30일) 직후부터 전국을 누빈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비해 출발이 4개월 이상 늦은 셈이다.

박 전 대표는 오전 7시30분 현역 의원 25명과 함께 나타났다. 고흥길.곽성문.김기춘.김덕룡.김영선.김정훈.김태환.김학송.김학원.박세환.박종근.서상기.심재엽.유승민.유정복.이경재.이한구.이혜훈.전여옥.주성영.최경환.최구식.한선교.허태열.황진하(가나다순) 의원이었다. 평소 단출한 걸 선호하는 박 전 대표로선 파격적이다. 특히 그간 '친박(親朴)'으로 분류되지 않던 의원들까지 보여 눈길을 끌었다.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강연 내용도 작심한 듯 강했다. 박 전 대표는 "현 정부엔 더 기대할 것이 없다"며 "내년 12월 역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 모든 걸 바쳐 민족에 닥친 시련을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내년 대선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또 "(북핵으로 인해) 위급한 상황인데 정부.여당의 화두는 우습게도 정계개편"이라며 "어떻게 이렇게 국민을 우습게 보는지 기가 막히다"고 맹공했다. 이어 "2002년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때 (대화를) 제대로 하면 평화 정착도 가능하다 확신했다"며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무엇이든 하겠다"고도 밝혔다. 박 전 대표 캠프의 한 관계자는 "오늘로 본격 대선 행보가 시작됐다"며 "'밀도 있는' 일정으로 4개월 여 간극을 곧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5일엔 전북 익산에서 열리는 원불교 행사에 참석하고 6일엔 단국대 천안 캠퍼스에서 강연을 한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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