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캠프 128억 허위 회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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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盧武鉉)대통령 후보 선대위에 대한 자체 회계감사를 해 온 민주당 노관규(盧官圭)예결위원장은 29일 "대선 후인 올해 1월 23, 24일 이틀간 제주도지부 후원회에 17억원의 후원금이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盧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한달간의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왜 대선이 끝난 지 한달 뒤에 이런 거액의 후원금이 입금됐는지, 혹여 당선 축하금이나 대선 잔금은 아닌지 명확히 밝혀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 당시 이상수 선대위 총무본부장은 중앙당 경리국에 세 차례에 걸쳐 대선 자금 1백28억5천만원을 허위 회계 처리하도록 지시해 실제 자금 흐름을 은닉하고 세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중 ▶73억6천만원은 선대위에서 임의로 사용하고 당 비용으로 쓴 것처럼 처리했고▶34억9천만원은 중앙당 통장 명의를 빌려 세탁한 뒤 선대위 재정국에 넘기도록 했으며▶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는 20억원은 중앙당이 차입한 것처럼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상수 의원은 지난 17일 제주도지부 후원회장을 그만뒀음에도 무정액 영수증 3백63장과 통장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며 "올해 당 경상비로 출처를 알 수 없는 45억원을 조달한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선대위 재정국장이었던 김홍섭 열린우리당 총무팀장은 "후원회에서 모은 후원금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했고, 당 운영 경비나 정당 활동비로 쓴 비용은 정당 회계에 포함시키는 게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김원기 창당준비위원장 명의로 노관규 위원장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한편 임좌순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국회 예결위 답변에서 제주도지부 후원금 영수증 미반납 논란과 관련해 "지난 8월 하순 지도점검 및 실사 과정에서 후원회가 보관해야 할 영수증을 후원회장이 부분적으로 보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 회수토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jbjean@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사진 설명 전문>
노무현 대선캠프의 회계 의혹을 둘러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간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열린우리당 당직자 회의에서 “적법한 회계였다”고 주장하는 이상수 당시 총무본부장(左)과 민주당 기자실에서 회계 감사 결과 발견된 의혹에 대해 설명하는 노관규 당 예결위원장. [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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