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방학기씨 "우리 것에 좋은 소재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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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살아있는 힘을 가지려면 디테일에서부터 꽃을 피워야 해요. 세부적인 묘사가 확실해야 독자가 믿고 따라오지요."

만화가 방학기(59)씨에게 철저한 문헌조사는 '기본'이다. 그의 만화'조선여형사 다모'는 조선시대 상민의 질박한 삶뿐 아니라 시체검시법에서 옥중 풍습에 이르기까지 사법제도의 면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방씨는 "눈만 밝으면 우리 것에서 좋은 소재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고 했다. 기실 최근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는 '바람의 파이터'를 비롯, '감격시대''바리데기'등 그의 작품은 모두 '우리 것'에서 발굴한 이야기다.

여느 사람에게는 낯선 '다모(茶母)'의 활약에 대해서도 "왕조실록이나 개인 문집 여러 곳에 등장한다"면서 "효종 때는 반란의 기미를 사전에 포착하고, 숙종 때는 노비들의 살주계를 적발하는 등 실로 놀랄 만한 수사력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만들어진 TV드라마를 두고는 "젊은 연출자와 작가가 혼신의 힘을 다한 작품"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양반 앞에서도 꿋꿋하고 의연한 채옥이 다소 유약하게 그려진 것"을 유일한 아쉬움으로 꼽았다. 그는 "식민사관의 영향으로 조선시대 여성에 대한 오해가 많다"면서 "각계각층의 여성파워나 커리어 우먼의 활약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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