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수출 호조 뒤의 '경제 근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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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지만 수출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요즘 수출 실적만 봐선 한국 경제가 여간해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 중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5% 늘어나며 28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거의 9일이나 됐던 추석 연휴로 조업 일수가 평소보다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올 2월 이후 9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이어갔습니다. 북 핵실험과 환율 하락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수출액도 13억8000만 달러로 9월(12억7000만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수입도 1년 전보다 13.6% 늘어난 257억4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워낙 수출이 많아 월간 무역수지는 25억4000만 달러의 흑자를 거뒀습니다. 연초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무역 흑자가 급속히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선전한 셈이죠. 산자부는 올해 무역흑자가 10월까지 115억 달러를 기록해 당초 전망치인 120억 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주력 제품이 꾸준한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LCD 패널의 경우 10월 한 달 동안 단일 품목으로 13억9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습니다. 증가율로는 37.1%나 됩니다. 선박도 LNG선.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해 34% 증가했습니다. 아세안과 중남미 국가로의 수출이 매달 20~30%씩 급증하는 것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국내 수출업체의 기술경쟁력이 높아지고, 아세안.중남미.중동.러시아 등 새로운 시장의 개척에 주력한 결과라는 게 산자부 분석입니다. 환율 하락의 부담을 기술개발과 신시장 개척으로 이겨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남아 있습니다.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는 지난달 벌써 204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올해로 3년 연속 200억 달러 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겁니다. 또 수출을 양적으로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수출채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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