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처 살해범일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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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엽기적인 살인사건에 연루돼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O J 심슨(59.사진)이 무죄 판결을 받은 지 11년 만에 "내가 범인일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자서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심슨은 1994년 6월 전처인 니콜 브라운과 그의 남자친구인 로널드 골그먼을 흉기로 무참하게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1년 4개월여 동안 재판을 받았다. 그는 미 프로풋볼리그(NFL) 수퍼스타 출신으로, 은퇴 후 '총알탄 사나이'시리즈에 출연하는 등 영화배우로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던 중이었다.

당시 여론은 심슨의 유죄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는 95년 10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 와서 심슨이 '자기고백'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피해자 유족들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니콜의 여동생 데니스는 "심슨이 350만 달러를 받고 자서전을 쓴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그 돈은 피묻은 돈"이라며 "출판사도 그에 못지않게 사악한 짓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심슨의 한 측근은 "책 서문에 '내용은 모두 가정적인 상황에 근거한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서전 제목도 '만약 내가 그랬다면(If I Did It)'이다. 미 형법에 따르면 이미 무죄가 확정된 심슨은 이 사건으로 다시 재판에 넘겨지지 않는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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