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수입개방맞서 자구책찾자”/「농업주식회사」 설립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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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위탁영농센터­가공공장도/유통개선ㆍ영농비절감 서둘러/“정부 미온적 대책만 기대못해”
『우루과이 라운드에 대항,우리 스스로 자구책을 찾자.』
농민들이 닥쳐올 농축산물 수입개방에 맞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관계기사 16면>
뜻맞는 이웃끼리 합자,농산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가공공장을 세우는가 하면 영농비 절감을 위해 위탁영농회사를 차렸다.
충북 옥천에서는 농민들이 공모주를 모집,전국처음으로 농업주식회사를 설립해 농산물유통구조를 개선하고 농산물가공ㆍ특수작목 개발 등 생산에서 판매까지 농업전반에 대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정부당국의 미온적 대책을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농민들의 자각에 따른 것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북 옥천지역 농민후계자ㆍ4H회출신 30여명은 농축산물 수입개방에 대비,가칭 「옥천농업진흥주식회사」를 오는 11월까지 설립해 내년부터 업무에 들어간다는 계획아래 17일 민중규씨(45ㆍ충북클로버농민회장)를 위원장으로 하는 회사설립추진위를 구성했다.
소요자금은 농민주식을 공모,10월말까지 현금 1억원ㆍ현금 8천만원상당의 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들은 3년이상 농업에 종사한 농민들을 주주로 하고 대상사업으로 농산물가공ㆍ위탁영농ㆍ특수작목 개발ㆍ농축산물 위탁판매 등을 맡기로 했다.
제주에선 우루과이 라운드협상에 의한 농촌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내 19개 단위농협과 감귤조합이 공동투자,제주산 과실ㆍ채소류ㆍ식품가공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과 감귤조합은 1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초까지 세계시장조사와 시설설계를 마무리짓고 92년부터 제주동부ㆍ서부지역에 각 1개소의 종합식품가공공장을 세워 가동할 계획이다.
경남 의창군 대산면 농민후계자 표호근씨(36ㆍ대산면 우암리) 등 8명은 24일 1천7백50만원씩 출자,1억4천만원의 자본금으로 「대산위탁영농센터」를 만들었다.
이들은 콤바인ㆍ트랙터 등을 구입해 일손 부족난을 겪는 농촌일손을 대신 맡음으로써 과학영농을 통한 영농비 절감으로 농산물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위탁영농센터는 앞으로 대산면일대는 물론 인근 창원ㆍ마산등지의 농사일까지 거들 예정이어서 이같은 영농단이 점차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농민 김생규씨(42ㆍ경남 의창군 대산면 제동리)는 『우루과이 라운드협상타결에 따른 농촌피해 축소대책이 시급한 시점에서 정부대책이 너무 미흡,이같은 농민 스스로의 자구책 모색이 일고 있는것』이라고 풀이하고 『새로운 형태의 위탁영농ㆍ가공공장설립 등에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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