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상인 밭떼기 사라져야죠"-농수산물시장 컴퓨터프로그래머 이주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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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농수산물 가격이 들쭉날쭉 안정되지 못하면 제 마음도 불안합니다.』
농수산물 시세를 컴퓨터에 입력, 전국 각 시·도 등 관련기관 및 단체에 정보를 제공하는 컴퓨터프로그래머 이주영씨(22·여·농수산물 관리공사 전산과)는 요즘 등락 폭이 심한 무·배추의 시세를 보며『마치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라고 했다.『6월 둘째주 중품기준 접당 2만6천원 가량(도매값)하던 배추 값이 갑자기 오르기 시작, 8월 넷째주에는 무려 6배가 오른 13만3천7백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2월 충남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 입사한지 6개월도 채 못되는 초년병이지만 그녀의 손을 거친 농수산물 시세 정보가 전국 시장능수산물 가격의 기준이 되는 큰일(?)을 하고있다.
이씨는『올해는 긴 장마 속의 저온현상 때문에 배추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출하 물량이 달리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가격이 폭등한 것 같다』고 분석하고『이달말께부터 고랭지 채소가 쏟아지면 오히려 가격이 폭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걱정한다.
『가계에 가장 민감한 농수산물 값의 등락 폭이 큰걸 보면 아직 우리 시장경제가 정착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이씨는『농수산물의 가격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경매를 통한 유통이 이루어져야된다』고 전제하고『중간상인을 통한 밭떼기 판매 등은 지양돼야 한다』며 야무지게 말했다.
정보처리기사 1급 자격도 취득한 이씨는『아직 서툴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무엇이든 열심히 배우겠다』며 수줍게 웃는다. <글 정재헌 기자 사진 김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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