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선거 앞두고 … " 부시, 체니 '물고문' 발언 적극 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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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딕 체니 부통령의 물고문 관련 발언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28일 AP통신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water boarding)이 유용한 신문 수단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한 체니 부통령의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간선거(11월 7일)가 임박한 시점에서 이 발언이 선거 쟁점이 되는 걸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야프 더호프 스헤퍼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이날 회담하기 전 "미국은 현재 고문을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체니 부통령은 24일 한 라디오 토크쇼에서 "테러 용의자들의 목숨에 지장이 없다면 물고문이 '머리 쓸 일 없는 손쉬운 일(no-brainer)'이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진행자 스콧 헤넨의 질문에 대해 "글쎄, 나로선 그렇다. 하지만 한동안 나는 고문 부통령이라는 비판을 받았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가 물고문을 허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그의 발언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일부 테러용의자를 물고문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와 큰 논란이 됐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두 차례의 브리핑을 통해 "상식선에서 생각해보더라도 미국 부통령이 물고문에 대해 언급한 게 아니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라며 헤넨의 질문이 적절치 못했음을 지적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은 수건을 덮은 얼굴에 물을 뿌리는 식으로 자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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