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섹시한 사람을 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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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클편지 : 겉치장이 뭐가 그리 중요한데?
얼마 전 강사님의 강연을 듣다가 따지고 싶은 게 있어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말씀 중에 인생을 특별하게 살기 위해서는 외모를 가꿔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잖습니까?

전 그 부분이 잘 와 닿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거부감까지 들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외모보다 내실 아닙니까? 사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연구소 내에도 인기를 의식해서 외모에 신경 쓰는 연구원들이 꽤 있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이 별로 좋게 안보이더군요.그런 외모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 이해할 수 없고요. 연구원들이라면 모름지기 자기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기술, 거기에 인격이 덧붙여져 평가되는 것이 맞지 않습니까?

그런데 실력은 제가 앞서는데도 때때로 사람들은 외모에만 공들이는 제 동료연구원을 더 인정하고 평가하더군요. 정말 보는 눈들이 없는 건지, 원…. 전 다른 사람들의 평가 따위에 신경 쓰지 않고 겉치장에 시간낭비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다짐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강사님마저도 외모가 중요하다고 하시니, 정말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아니 그렇게 겉치장이 중요합니까? 정말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보시는 겁니까?

<태클넘기 : ‘21세기는 섹시한 사람을 원한다’>
좀 오해하신 것 같네요. 먼저 저는 내실보다 외모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또, 무조건 겉치장만으로 사람이 평가된다고 한 적도 없죠.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모는 중요하다고 말했다는 점이 중요해요.

당신은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본인이 하고 다니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월등히 낫다고 생각하면 1번, 평범하다고 생각하면 2번, 좀 감각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3번, 과연 몇 번이라고 생각하세요?

보내온 편지로 미루어 보자면 2번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특별히 눈에 띄지도 않고 그렇다고 영 볼품없는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모습이요. 물론 당신도 나름대로 개성을 가지고 있고, 좋아하는 취향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당신은 자신을 특별한 모습으로 가꾸는 데에는 그렇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군요.

◆인생의 무대

가정을 하나 해보죠. 만약 전국으로 방송되는 TV프로그램에 생방송으로 출연하는 기회가 왔어요. 당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의 출연을 기다리고 있고, 전국의 수많은 사람이 당신 모습을 보려고 해요.

자! 그때 어떤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시겠어요? 솔직하게 한번 말씀해 보세요. 아마도 당신에게, 아니 그 누구에게라도 그런 기회가 찾아온다면 이제껏 하고 다녔던 평범한 모습이 아닌 최상의 모습으로 자신을 가꾸려 할 것이 분명해요.

왜냐하면 그것은 다시오기 힘든 기회이고, 방송 역시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또 하나 물어볼게요. 그 생방송 무대와 당신 인생의 무대 중에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무엇을 선택하시겠어요? 당연한 것을 물어본다고 할지 모르지만 저는 지금 매우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평가기준의 55%

혹시 주위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당신을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물론 당신 역시도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있겠죠. 그래요. 이 세상 사람들 모두는 서로서로를 평가하고, 평가받으며 살아가고 있어요.

원래 사람에 대한 평가라고 하는 것은 당신 말처럼 그 사람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나서 내려야 옳을 거예요.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평가를 내린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그런데요. 과연 서로에 대해 완벽하게 아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를 한번 생각해 보자구요. 나의 과거, 현재, 가치관, 특기, 장점, 단점, 취미, 인격, 업적, 성격, 과실, 내면 등을 전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이제껏 수많은 강연회에서 이 질문을 던져본 결과 “그런 상대는 거의 없다”고 답변한 사람부터 “나도 날 잘 모르는데 누가 날 알겠느냐”고 대답한 사람들까지, 대부분이 서로에 대해 완벽히 알기는 힘들다고 말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평가하고 평가받는 세상이 된 이 현실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서로를 평가할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라 할 수 있죠.

물론 각기 다른 이유들이 있겠지만 ‘메라비언의 법칙’에 의하면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느낌은 시각적인 요소가 55%, 청각적인 요소가 38%, 그리고 나머지가 7%라고 밝혀진바 있어요. 그러니까 당신의 모습과 이미지가 당신을 평가하는 요소 중 55%를 차지한다는 것이죠.

자, 그렇다면 당신은 어떠한 사람으로 평가되길 원하세요?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아니면 호감 가는 사람? 특별한 사람? 아니면 어떻게 평가되든 상관없이 혼자만 좋으면 그만인가요?

편지로 미루어보아 당신도 그 동료연구원 못지않게 주위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싶고, 인정도 받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여요. 최소한 호감 가는 사람으로 비춰졌으면 하고 바라기도 하고요. 안 그런가요?

그렇다면 과연 그것이 내적인 요소만으로 가능하다고 보세요? 물론 특출난 경우는 예외일 수 있겠지만 내적인 요소만으로 대체 몇 사람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주연배우의 모습이 되어라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참 많아요. 자신인생의 무대를 너무 안일하고 평범한 모습으로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죠. 만약 본인이 한 콘서트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게 된다면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출연할까요?

그때도 그저 자신의 취향에 따라 평범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가서는, ‘콘서트 내용과 노래가 중요하지 내 외양이 뭐가 그리 중요하느냐’고 반박할까요? 솔직히 당신이 자신을 가꾸는 데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참 안타깝네요. 물론 이러한 부분은 다른 평범한 모습의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느끼는 감정이구요.

각자 가지고 있는 삶의 가치가 다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세상이 변한만큼 우리도 변해야한다’고 부르짖으면서 정작 자신의 모습은 변화시키려하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정말 중요한 것은 뒤로하고 무작정 앞으로만 달려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디자인의 시대

21세기를 가리켜 3D의 시대라고들 하죠. Digital(디지털), Design(디자인), DNA(유전자) ― 이 세 가지가 21세기의 화두라고들 해요. 저는 이중에서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랍니다.

21세기는 디자인이 월등히 앞서야 살아남는 시대죠. 차별화된 마케팅전략을 보면 항상 디자인의 비중이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이것은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전문지식, 업적, 부, 명예를 모두 가진 사람이라도 ‘겉모습’이라는 평가기준을 피하지는 못해요.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상대의 외모를 보고 내린 평가가 내면 깊숙한 곳의 심리를 자극하게 마련이거든요. 실제로 미모가 출중한 죄수들은 재판에서 더 적은 형기를 언도받을 확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잖아요.

아름답고 멋진 외모를 갖춘 이들이 점점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셔야 돼요. 이제는 내공과 외모를 분리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관념이 되어버렸다는 거예요.

물론 위에서 제가 물었던 1번과 2번의 차이, 즉 세련된 모습과 평범한 모습의 차이가 엄청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불굴의 투지에서 비롯된다면 그 노력을 다른 곳에 투자하는 편이 더 낫겠죠.

하지만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조금만 더 가꾼다면 충분히 더 인정받을 수 있는데도 그걸 무시하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 아닐까요? ‘겉치장의 가벼움’을 논하며 ‘내실’만을 강조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고정관념의 표상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군요.

◆이미지 메이킹의 승리

어느 분야든지 이미지 메이킹을 잘하는 사람은 반드시 앞서가게 마련이죠. 엄청난 인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룹 퀸(Queen)의 프레디 머큐리, 그는 독특하고 파격적인 모습으로 무대에 섰던 록의 대명사였죠. 그의 모습은 항상 변화무쌍해서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했었답니다.

정치계 쪽에서는 옷 잘 입는 지도자로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나 케네디대통령, 또 영국의 토니블레어 수상이 거론되곤 해요. 이들 중 단연 손꼽히는 사람은 영국의 토니블레어 총리인데, 그는 평소 파랑색 계열의 의상을 즐겨 입는답니다.

파랑색은 감성을 많이 절제해야 하는 경찰이나 해군의 제복에 쓰이는데 이것은 파랑색이 본능보다는 이성을 자극하는 특징이 있어서 카리스마 기질을 무척 돋보이게 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블레어총리는 신뢰감을 얻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는 셈이죠.
이외에도 앙드레김 패션쇼의 단골 모델인 장동건, 메트로섹슈얼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비, 국가대표급 꽃미남 원빈이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을 제대로 하고 있는 예라고 할 수 있죠.

또, 세계적인 축구 스타이면서 헤어스타일도 스타급인 베컴, 모습만으로도 화제를 몰고 다녔던 육상선수 그리피스 조이너 등 어떤 분야에서든 앞서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가꾸는 일에도 늘 한 걸음 앞서간다고 볼 수 있어요.
- 『지금당장 넥타이를 잘라라』 참고-

◆자기 분야 최고의 모습을 찾아라.

그래요. 우리는 자신의 이미지가 곧 자신의 브랜드를 빛나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답니다. 당신이 남들에게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오늘도 나는 내 인생무대의 주연 배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무대의상’에 신경 썼으면 해요.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피부 등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자는 거죠. 평범함을 거부해도 좋아요. 오히려 평범한 모습으로 묻혀 사느니 튀는 모습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쪽이 낫지 않겠어요?

혹시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것 같아 걱정되세요? 주목받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나요? 제가 말하는 것은 타인에게 거부감을 주는 모습이 아니에요. 하고자 하는 일에 어울리는 최고의 모습을 찾아내라는 이야기죠. 그리고 그 모습으로 항상 스스로를 가꾸고 치장하며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매순간 프로의 모습으로 말이에요.

만약 스스로 패션감각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면 감각이 뛰어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세요. 알량한 자존심을 누르면 진정한 자존감이 솟아납니다. 그것이 바로 차별화된 경쟁력이며, 당신의 능력을 배가시켜주는 힘의 원천이 될 것이라 확신해요. 21세기는 정말 섹시한 사람을 원하거든요!

“우리 멋지게 가꾸면서 살자구요!”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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