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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원 남수우교수팀이 첫 개발한 고강도 알루미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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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자동차ㆍ고속전철 등 구조재 활용 큰기대/경제성 높아 수년내 국내실용 가능/세계시장 연 10억불 규모… 주도권 가질 듯
용접성이 뛰어나면서도 강도가 높은 새로운 알루미늄 합금이 한국과학기술원 남수우교수(50ㆍ재료공학과)팀에 의해 발명됐다.
99년 7월부터 과기처 연구비 5천7백만원으로 박사과정 학생 2명(박동석ㆍ이동헌)등 3명이 2년간의 연구끝에 개발한 새 합금은 기존의 고강도 합금 조성인 알루미늄(Al)­마그네슘(Mg)­아연(Zn)계 합금에 지르코늄(Zr)과 망간(Mn)을 극미량 첨가한 새로운 조성의 합금.
이는 이제까지 세계 최강으로 알려진 Al 7050이나 Al 7075(이상 미국개발)와 비교해 변형에 저항하는 힘을 나타내는 「항복강도」와 재료가 힘을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나타내는 「최대 강장강도」가 비슷하면서도 이들 합금들이 지니지 못한 좋은 용접성을 겸비해 한국이 고강도 특수첨단알루미늄 합금생산의 주도권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루미늄은 지각에 존재하는 원소가운데서 산소와 규소다음으로 많은 원소로 비중이 구리나 철의 3분의1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고 내식성과 가공성이 높은데다 열과 전기가 잘통하는등 장점이 많아 각종 구조재로 많이 쓰이고 있으나 강도가 낮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다.
강도를 높이기 위해 구리를 첨가하면 강도는 20%정도 높아지지만 용접성이 낮아지고,용접성을 개선하기 위해 구리를 첨가하지 않으면 그만큼 강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용접용 합금과 비용접용 합금으로 구분돼왔다.
현재 알루미늄 합금은 합금원소 구성에 따라 Al을 99%이상 함유한 1000계열로부터 리튬과 마그네슘이 함유된 8000계열까지 8계열로 나눠지는데 AlㆍMgㆍZn이 함유된 7000계열이 항공기나 장갑판재로 가장 중요한 합금계열로 알려져 있다.
남교수팀이 개발한 새 합금도 7000계열로 기계적 성질은 기존의 용접용 합금중 최고의 강도를 갖는 7039(미국개발)나 7017(영국개발)보다 항복강도가 24%,인장강도가 20% 높고,또 비용접용 합금중 미국에서 개발된 세계최강의 7075나 7050에 비해 항복강도는 4%가 높고 인장강도는 비슷했으며 용접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7039와 비슷한 용접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남교수는 『새 합금이 이같이 높은 강도를 갖는 이유는 Zr과 Mn 첨가에 의해 결정입자를 미세화시키고 그 내부에 분산입자들이 생성되게 함으로써 변형에 대한 저항성을 크게 증가시켰기 때문이며 동시에 변형이 시편전체에 균질하게 진행되도록 하면 연신율도 저하되지 않는다는 이론적 배경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남교수는 1차연도(88년) 연구에서 Zn과 Mn은 Al내에서 0.03∼0.3미크론정도의 아주 작은 분산입자를 형성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 입자들을 이용하면 기존의 용접용 합금보다 강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하고 3차연도에서는 내식성과 피로시험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합금은 공장시험을 마쳤기 때문에 수년내에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연구자인 박동석씨(37)는 『새 합금은 고속전철의 구조재와 차체,항공기ㆍ미사일의 구조재,자동차나 모빌홈의 구조재,극저온가스용기,특수선박용 재료는 물론 우수한 방탄성능으로 인해 장갑차를 비롯한 각종 군수용 방탄재로 활용용도가 넓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동연구자인 이동헌씨(30)는 『새 합금은 경제성도 높아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제품 ㎏당 2천8백원(약 3.85달러) 정도로 ㎏당 5달러인 수입제품에 비해 25%정도의 성능향상을 무시하더라도 경제성에서 30%나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알루미늄 합금의 세계시장은 연간 10여억달러로 알려져 있다.<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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