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경배 우승한 고우순|"끈질긴 투혼으로 자신 얻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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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말 너무 힘든 경기였어요.』
우승이 확정된 순간 마치 어린아이처럼 손뼉을 치며 환호하는 고우순은 지난 85년 프로에 데뷔, 지난해 일간스포츠 오픈·내외경제 오픈·한국 여자 오픈 등 3개 대회를 석권했던 프로 경력 6년의 중견.
드라이브 (2백20m)와 퍼팅이 뛰어난 고는 지난겨울 개인적 사정 (골프숍 개업) 때문에 동계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올 시즌 중반까지 퍼팅 감각을 찾지 못한 것이 팬텀 오픈 (4위) 한국 여자 오픈 (2위) 우승 문턱서 주저앉은 이유라고.
1라운드에서 6오버파인 78타로 상위권에 오르지도 못했던 고는 2라운드 들어 세컨샷이 맞으면서 컨디션을 찾기 시작, 1언더파인 71타로 강미숙과 함께 공동 데일리 베스트에 올랐었다.
연장 다섯번째 홀인 14번 홀에서 『평소 습관대로 「이를 악물고 하는 퍼팅」을 했더라면 버디를 잡아 승부가 결정 났었을 텐데 너무 지친 나머지 정신적으로도 해이해져 3퍼팅을 기록한 것이 너무도 마음에 걸린다』는 고는 『이런 경험을 다시 할지 모르지만 최후까지 끈질긴 투혼을 발휘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면서 신예 이은화를 칭찬하기도 했다.
1천5백만원의 상금을 어디에 쓸 것이냐는 질문에 1m68㎝·65㎏의 탄탄한 체격에 구릿빛으로 그은 건강함과 너무 잘 어울리는 함박웃음으로 대신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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