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편에 선 “장한 청백리”/수범공직자 표창받는 오성수 성남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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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장학기금도 20억 조성/청탁ㆍ이권 거부한 “일벌레”
고위공직자와 사회 주요 저명인사의 비리를 내사하고 있는 청와대 특명사정반이 서슬퍼런 칼대신 오성수 경기도 성남시장(55)에게는 표창을 상신했다.
지난해 12월 열악한 도시환경으로 유명한 성남시의 시정책임자로 부임한 오시장은 그동안 현역의원과 상급자의 압력을 무릅쓰고 모든 청탁및 이권개입을 거부,영세민 등 없는 자들을 위한 선정을 베풀어 「수범공직자」로 뽑히게 된 것.
공직자 생활 27년 만에 처음으로 일선 기관장에 부임한 오시장은 첫 업무보고에서 인구 53만명의 수도권 중요도시인 성남시의 도시기반시설이 17년전 철거이주민 집단난동사건인 「광주 대단지사건」이후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설명을 받으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보증금 없는 시영아파트 1만가구 건립이 저소득층 생활안정사업의 1차사업.
전국에서 주거환경이 가장 열악하고 영세민이 무려 1만여 가구나 몰려있는 성남시는 오는 94년까지 이들 모두에게 보증금 없는 13∼18평형 시영아파트를 공급키로 하고 올해분 1천5백가구 기공식을 8월초에 가졌다.
94년이 되면 성남시 대부분의 영세민은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한다.
오시장은 이 사업을 위해 단대동 관사부지 8백여평을 『시장 혼자 쓰기엔 너무 넓다』며 아파트 건립 후보지로 내놓았으며 수십차례에 걸친 건설부 방문끝에 10년거치,20년상환,연리 3%의 국민주택기금 1백80억원을 융자받는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오시장은 또 『소년ㆍ소녀 가장과 영세민 자녀들이 없는 설움을 딛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갖고 장학금사업을 시작.
오시장은 장학기금 마련을 위해 그동안 묻혀있던 시유지 2만4천평을 회수하고 수년간 무단점유됐던 2만여평을 찾아내 변상금ㆍ임대료로 12억5천만원을 징수하고 건물등기세 등 탈루세금 8억여원을 거둬들이는 노력을 통해 2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성남시는 이를 지난 7월27일 개발신탁에 예치,오는 4ㆍ4분기부터 이자 8천2백여만원으로 중학생 2백46명,고교생 2백83명 등 모두 5백41명의 불우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되었다.
오시장은 이로인해 서민들에게는 인기가 높지만 공무원과 힘있는 계층에는 「껄끄러운 존재」가 돼버렸다.
오시장은 현역 국회의원인 L모씨가 그린벨트내 불법건축과 관련,압력을 행사하자 현역의원을 건축법 위반혐의로 고발조치했으며 이 문제로 내무부 고위관계자가 질책을 가해와도 초연히 대처하는등 이 시대의 「외로운 청백리」를 자처했다.
시장관사로 쓰고 있는 23평짜리 주공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오시장은 아직까지 가족이 있는 서울집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일벌레이자 무정한 가장.
오시장은 『중앙정부에서 못하고 있는 저소득층 근로자 취업알선등 주민 숙원사업을 지역단위에서 해결,성남을 오욕의 도시에서 영광의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성남=이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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