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비게이션 새 기능 속속 개발 휴대폰처럼 바꾸는 시대 곧 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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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비게이션도 휴대폰처럼 새 기능이 지속적으로 추가되면서 1,2년마다 제품을 새로 바꾸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그런 만큼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2010년까지는 매년 100만 대 이상씩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내비게이션 업체 카포인트의 이봉형(48.사진) 사장의 예측이다. 그는 "2,3년 전만 해도 내비게이션은 단순히 길을 잘 안내해주는 기능뿐이었지만 올해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이 추가돼 신규 구입 및 대체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내년엔 교통 정체 정보를 자동 수신해 정체가 덜한 길을 안내해주는 지능형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귀띔한다. 새 시장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대학교수 출신이다. 뉴욕주립대 정보관리학 박사로 강원대에서 정보관리학을 가르쳤었다. 하지만 열심히 연구한 논문이 아무도 보지 않은 채 도서관에 차곡차곡 쌓이는 게 안타까워 2000년 교수직을 버리고 창업에 나섰다고 했다.

그가 내비게이션 생산에 뛰어든 것은 2004년 말. 업체가 난립해 경쟁이 치열한 내수 시장을 피해 해외 수출로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매출(375억원)의 70%가 수출이었다. 탈.부착이 가능한 포터블 내비게이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위권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 1000억원을 바라본다.

이 사장은 "국내에 수십 개 내비게이션 업체가 있지만 제대로 해외 수출을 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며 "이탈리아 피아트를 비롯해 유럽 및 북미의 유수 자동차 회사와 부품회사에 납품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기술 이외 분야는 전문가에게 용역을 주고 있다. 디자인은 일본 유명회사에 맡긴다. "내비게이션은 지도만 좋은 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도를 잘 작동시킬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없이 오류가 난다"며 "특히 도로가 좁은 유럽이나 고가도로가 많은 일본에선 위성위치(GPS) 신호 수신율이 중요한 기술"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기술 일등'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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