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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동물 가족이 넘친다|38종 498마리 팔기로|87, 88년 이어 3번째로 일반에 공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퓨마가 싸요. 건장한 불곰도 있습니다. 자, 야생 동물들을 사가세요.』
오는 20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는 「증식 동물 일반 공개 입찰」이라는 색다른 공매 행사가 열린다.
서울대공원 측은 전시 동물들이 날로 크게 번식, 사육 관리의 적정 수를 훨씬 초과하는 등 어려움이 잇따르자 동물 38종 4백98마리를 일반인에게 공개 매각키로 결정한 것.
이번 매각은 지난 87년 28종 1백79마리, 88년 24종 2백84마리 매각에 이은 세번째로 우리 나라에선 가장 큰 규모.
매각 대상 동물은 큰뿔소·사슴·불곰·아메리카 들소·퓨마 등 포유류가 25종에 1백28마리이고 홍부리 황새·인도 공작·칠면조 등 조류가 13종 3백70수.
현재 서울대공원의 동물 수는 3백85종 3천5백13마리로 83년 창경원에서 옮겨 개원할 때의 2백77종 1천8백15마리에 비하면 두배나 늘어난 셈.
동물 관리 기술이 향상돼 연 폐사율이 외국 동물원의 15%선보다 훨씬 낮은 5% 미만이어서 서울대공원 측은 날로 늘어나는 동물과 함께 연간 10억원에 달하는 각종 사료비, 좁아지는 사육 공간으로 인해 행복한 (?) 비명을 지르는 실정.
이번 공매에서 큰뿔소·물소·붉은 사슴 등 외국에서 수입해온 동물들은 국내 전시용 보급을 늘리기 위해 연구·전시 목적으로 시장·군수의 추천을 받은 일반인과 사설 동물원만 입찰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밖에 우리 나라 자생 동물이거나 이곳에서 태어난 외국 동물들은 조건 없이 일반인들에게도 공개 입찰된다.
일반 공매 품목 중 가장 인기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슴과 곰류.
사슴은 일반 사육이 쉬운데다 녹용을 제공하는 이점이 있으며 곰은 확실한 웅담도 겨냥할 수 있기 때문.
이와 함께 과거 로마시대부터 희귀 관상용 새로 이용된 호로새 등 일부 조류들이 조류애호가들의 선망이 되고 있으며 공작·제주도 조랑말 등은 큰 정원을 갖고 있는 부유층들이 즐겨 찾는 대상.
퓨마·물소·아메리카들소·라마 (남미의 산양 종류) 등도 일반인이 구입할 수는 있지만 큰 덩치와 식욕이라는 난점 때문에 동물원이나 단체측으로 넘어갈 전망. 88년도 매각 때는 8천7백만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수효로 볼 때 2억원 이상을 기록하지 않을까 하고 대공원 측은 기대하고 있다.
품목별 입찰 예정가를 밝히기는 꺼리고 있지만 말·염소 종류는 50만원대, 꿩 2만∼3만원, 비단당닭·칠면조 등은 7천∼1만원, 사슴 1백50만원대이며 곰은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예측이 힘든 상태.
이번 매각 대상 동물은 다음과 같다. (괄호 안은 암·수의 수효, 조류는 구별 없음)
◇수입 품목 ▲큰뿔소 (1·1) ▲워터벅 (큰뿔 영양 0·2) ▲물소 (1·1) ▲붉은 사슴 (0·2) ▲에조사슴 (1·1) ▲닐가이 (인도영양 3·2) ▲무풀론 (영양 13·12) ▲히말라야산양(0·4) ▲카나다기러기 (8) ▲바위자고새 (36)
◇일반 가능 품목 ▲퓨마 (0·1) ▲말레이곰 (0·1) ▲에조불곰 (2·1) ▲유럽불곰 (0·4) ▲반종말 (3·0) ▲제주조랑말 (6·3) ▲코리텔 (면양 0·1) ▲흑염소 (3·3) ▲자넨 (염소 6·7) ▲꽃사슴 (1·1) ▲다마사슴 (4·1) ▲잡종사슴 (13·2) ▲일본사슴 (3·0) ▲멧돼지 (2·2) ▲라마 (0·5) ▲과나코 (라마일종 1·4) ▲아메리카들소 (0·4) ▲홍부리 황새 (2) ▲인도공작 (흰색 13, 푸른색 22) ▲오골계 (32) ▲칠면조 (흰색 8, 푸른색 32) ▲비단당닭(4) ▲당닭 (23) ▲호로새 (4) ▲꿩 (27) ▲메추리 (1백59)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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