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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보세력도 파병지지/일촉즉발 위기 중동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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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진주만이후 처음 국민적 합의/8년숙적 이란은 “세 만회”외교
부시 미대통령의 사우디 파병이 미국내에서 범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반면 아랍권에서는 이를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미군의 사우디아라비아 도착으로 일전불사의 이라크군과 군사대치가 일촉즉발의 긴장상태에 들어가 있는 가운데 이라크와 8년 소모전을 치렀던 이란은 세반전을 도모하는등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미 의회도 전폭지지 결정
○…부시대통령의 파병결정에 대해 미국의회ㆍ언론은 물론 심지어 좌파세력까지도 지지하고 나서 그의 파병결정은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
뉴욕타임스지는 해설을 통해 『미국이 진주만 사태이후 처음으로 외교정책에 대해 국민적 일치를 보았다』며 이같은 국민적 합의를 매우 예외적인 현상으로 간주했다.
폴리 미 하원의장은 『부시대통령의 결정은 미국의 이익을 수호키 위한 것인만큼 의회는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천명.
특히 전통적으로 미국의 개입을 반대하던 진보ㆍ좌파세력도 이번 만큼은 일치된 견해를 표명.
미국의 무력개입에 항상 회의적인 견해를 표시해왔던 제시 잭슨목사도 『후세인 경우만은 다르게 취급돼야 한다』며 『미국은 연합해서든,혹은 단독으로라도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
이처럼 미국의 여론이 일치되어 파병을 지지하는 이유는 우선 이라크의 침략이 너무도 명백할 뿐 아니라 그동안 후세인의 반인권적 독재체제가 세계 여론으로부터 크게 질타당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스라엘기 출격설 공방
○…바그다드 라디오 방송은 이라크 군사령부의 발표를 인용,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이 미군기로 도색을 바꾸고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위해 대기중이라고 주장.
이스라엘 군사령부는 그러나 이같은 주장을 즉각 일축하면서 이는 『후세인대통령이 자신의 침략목표를 달성키 위해 사용하고 있는 또 하나의 거짓말』이라고 비난.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쿠웨이트 침공 와중에서 돌연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축출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야기.
서방 외교관들은 아지즈장관이 지난 3일 후세인대통령에 대한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군장교 1백20명을 처형했다고 발표한 시점에서 돌연 모습을 감추었다고 지적.
○…쿠웨이트를 점령한 이라크군의 사우디국경 지역으로의 집결은 미국의 관심을 사우디쪽으로 돌려 이라크의 쿠웨이트에 대한 독점적 지배력을 장기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이집트의 알 와프드지가 8일 보도.
이 신문은 실제로 이라크군의 사우디 국경지역 집결은 미군이 즉각 쿠웨이트에 개입하는 것을 막았고 나아가 터키와 사우디 영토를 지나는 이라크의 송유관을 폐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사우디가 가담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
이 신문은 또한 이라크군의 집결은 철군과 관련,사우디가 이라크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을 축소시켰고 아울러 사우디의 중재역할을 차단하는 효과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개입엔 답변 꺼려
○…사우디에 피신중인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은 7일 미 NBC­TV와의 회견에서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만으로는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압력수단으로 충분치 않다고 주장.
알사바국왕은 그러나 이라크군을 쿠웨이트 영내에서 몰아내는데 군사개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는 이같은 특정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하다』면서 언급을 회피.
○식품ㆍ연료구입 장사진
○…이라크군의 점령 7일째를 맞은 쿠웨이트인들은 8일 우려와 긴장된 분위기속에 집밖으로 나와 쇼핑등을 하기 시작.
이날 쿠웨이트시 거리는 식료품과 연료등을 구입하기 위해 상점과 주유소에 줄선 사람들과 차량으로 붐볐다.
이같은 현상은 전날 이라크 괴뢰정부인 쿠웨이트 자유과도정부의 통금해제령에 따른 것.
한편 식량난 해소를 위해 이라크가 요르단으로부터 식료품구입을 모색하고 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쿠웨이트인들은 여전히 충격과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
○…이라크의 「제1차 철군」주장과 함께 쿠웨이트 해안도로에는 약 12대의 이라크 탱크와 장갑차가 서쪽으로 향하는 것이 보였으나 쿠웨이트 현지인들은 이날 밤 쿠웨이트시로 통하는 자하라 고속도로에 1백여대의 무장트럭이 줄지어 서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언.
사우디를 향해있는 이 트럭들에는 이라크에서 도착한 것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쿠웨이트 군복과 기관총으로 무장한 채 꽉 차 있었다고.
또 쿠웨이트시 남부 교외에는 수많은 이라크 탱크와 장갑차가 목격됐으며 전략적 요충지인 쿠웨이트시 부근의 한 도시를 비롯,압둘라항과 쉬애베항에는 탱크와 트럭들이 10m 간격으로 도열.
○「반이라크」외교에 전력
○…이라크와의 8년전쟁을 치렀던 이란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야기된 반이라크 분위기를 십분 이용,아랍권내 일부국과의 유대강화에 열중.
벨라야티 이란외무장관은 금주초 시리아를 방문한 데 이어 오만을 거쳐 카타르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활발한 외교활동을 전개.
한 이란신문은 현 중동위기를 이란측에 유리한 계기로 활용토록 정부측에 촉구했으며 테헤란 라디오는 벨라야티 외무장관의 아랍권순방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관련한 협의가 주목적이라고 보도.
○카다피도 활발한 접촉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미군의 아랍영토 상륙으로 제기된 「위기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아랍권 지도자들과 접촉했다고 리비아의 JANA통신이 8일 보도.
이 통신은 카다피가 미군의 아랍영토 상륙으로 인해 「아랍의 자유와 존엄성」이 침해된 사실을 논의하기 위해 7,8일 양일에 걸쳐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후세인 요르단 국왕,하산 모로코 국왕,아라파트 PLO 의장을 비롯한 아랍권 7개국 지도자들과 전화 접촉을 가졌다고 설명.
○산업ㆍ군사시설 공격 승인
○…부시 미대통령은 이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침공할 경우 이라크내에 있는 주요 산업ㆍ군사목표물들을 공격한다는 전투계획을 승인했다고 워싱턴 타임스지가 8일 보도했다.
타임스지는 이날 익명의 군사소식통들의 말을 인용,부시대통령이 지난 5일 소집된 보좌관들과의 회담에서 이같은 계획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 군사소식통의 말을 인용,『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안전선을 넘을 경우 그는 심각한 타격을 받아 더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스지는 또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미 행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미국의 첩보위성을 통해 전장사진들을 즉각 송신할 수 있는 장비가 페르시아만에 보내졌다고 덧붙였다.
○화학무기 사용할까 고민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된 미군들에 대해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콜린 파월 미합참의장이 8일 말했다.
파월장군은 이날 국방부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로 파견된 미군 부대들은 이라크의 화학전에 대처하기 위해 방호 마스크와 피복,화학무기에 의한 오염을 치료할 의약품을 장비하는 등 완전한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부시 미대통령도 파병을 알리는 특별 담화 후의 기자회견을 통해 화학무기사용은 『참을 수 없으며 매우,매우 심각히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파월 장군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모하비 사막(캘리포니아주 소재)에서 정기적으로 방호복을 입고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세계의 대이라크 경제제재 조치가 실효를 거둠에 따라 이라크의 원유수출이 8일 중단됐다고 석유산업 소식통들이 밝혔다.
이 소식통들은 송유관을 통해 이라크산 원유수출량의 거의 90%를 수송하는 터키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라크산 원유가 송출되지 않고 있으며 해상을 통한 이라크의 독자적 원유수출도 없다고 전했다.
한 석유산업소식통은 특히 이라크가 지난 2일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후 해상석유수출항인 미나알바크르를 통해 전혀 원유를 수출하지 않고 있는데 그동안 이 항구를 통한 원유의 대부분은 한국으로 수출돼 왔다고 말했다.
○…이라크군은 이라크를 빠져나가기 위해 차편으로 바그다드에서 요르단국경을 향하던 일단의 서방인들을 저지,바그다드로 되돌려 보냈으나 일부 서방인들은 국경을 무사히 통과,이라크탈출에 성공했다고 외교관들이 8일 밝혔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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