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 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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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 동교동 지하교차로는 외길이다. 그래서 지하도 쪽에 정체가 심해지면 이 차선에는 길게 3백m 가량 차가 늘어서곤 한다. 그런데 이 긴 줄을 싫어하는 차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지하차도 입구의 횡단 금지선을 넘어 머리를 디밀고 달려드는 얌체 차들이다.
얌체는 자신의 이익을 구하기 위하여 남의 이익에 손상을 주는 행위로 그런 얌체족들은 인격적으로 멸시의 대상이 되어 마땅하다. 전에는 얌체 행위가 주로 극장가의 표 사기나 명절 때의 귀성차표 사기 등 줄서기에서 많이 발견되었으나 요즈음에는 차선 끼어 들기가 주된 얌체로 등장했다.
얌체 운전의 대표적인 예는 교차로의 좌회전 전용 차선에서도 나타난다. 수년 전에는 좌회전 전용 차선이 없고 직진 차선이었던 것을 좌회전 차선으로 새로 지정한 도로에서는 이 좌회전 차선을 타고 그냥 직진하면 교차로 건너의 1차선으로 연결되어 아주 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
직진 차들은 정지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저속인데 반해 끼어 드는 차들은 고속으로 달려오는 터라 만일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직진 차의 운전석 쪽을 들이받는 무서운 사고가 날수 있다. 김천욱 <연세대 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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