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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 잔해(분수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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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임란때 우리의 바다를 지켜준 충무공의 거북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지대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신안 해저유물선처럼 거북선도 남해의 어느 바다밑에 가라앉아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같은 국민적 열망 때문에 거북선에 대한 해저탐사작업은 여러 단체나 기관에 의해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왔다.
때로는 잠수부가 동원되기도 했고 때로는 최첨단 장비가 동원되기도 했다. 그러나 거북선에 대한 수수께끼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그런데 최근 해군의 충무공 해저유물 발굴조사단이 경남 거제도의 칠천 수로와 한산도 앞바다 수중탐사에서 4백년전의 난파선 잔해로 보이는 해저유물 1백여점을 인양했다. 이들 유물 가운데는 토기조각과 칼ㆍ닻 등 철기,그리고 나무조각등이 포함되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해역에서는 임란때 여러차례 격전이 벌어졌기 때문에 피아간에 적지않은 군선들이 침몰된 곳이다. 따라서 연대 측정과 함께 유물의 제원ㆍ용도 등을 분석하면 혹시 거북선의 단서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의 해전 상황으로 미루어 일본군선 피해가 월등히 많았고 아군의 군선이라 해도 거북선에 비해 다른 군선의 숫자가 훨씬 많았기 때문에 거북선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데 더욱 어려운 문제는 과연 거북선이 복원할 수 있는 상태로 남아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에대해 비관적인 주장을 펴고 있는 학자가 있다.
물리학자이면서 우리의 역사유물에 관한 많은 논문을 발표한 남천우박사는 『유물의 재발견』(정음사 간)이란 책에서 보통의 경우 비중이 0.5인 목선은 난파 또는 격파된다 하더라도 철선과 달리 곧바로 해저에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수량 65t의 거북선이 그대로 침몰하려면 적어도 65t이상의 추가하중이 필요한데 거북선의 화포류 총 무게는 10t도 안된다.
그렇다고 60t이 넘는 다른 기물을 싣고 다닌 기록도 없다.
이에비해 같은 목선인 신안 해저유물선은 도자기와 동전등 비중이 무거운 화물을 배수량이상 실었기 때문에 그대로 침몰됐을 것이라고 그는 추정하고 있다.
원형복원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우선 거북선의 파편이라도 발견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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