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미 부통령, 대북 군사조치 강력 암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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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체니(사진) 미국 부통령은 리비아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시킨 사례를 들어 유엔의 대북 제재가 실패할 경우 군사 조치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체니 부통령은 19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인터넷판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이란의 핵 개발 야망을 포기하게 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유엔 안보리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 방안을 만들고 강제해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일 대북 제재가 실패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조지 W 부시) 대통령 말대로 우리는 어떤 선택 방안도 탁자 위에서 치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택 방안' 중엔 군사 조치도 포함돼 있다는 뜻을 리비아의 사례를 들어 은연중 나타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를 향해 진군하자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보였으며, 9개월 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생포한 직후 리비아는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리비아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한 것은 이라크 전쟁의 '직접적 결과'였다는 주장이다.

미 행정부 내 대표적 강경론자인 체니 부통령이 리비아의 성공 사례를 언급한 것은 이라크 전쟁 실패론에 대한 반론 성격도 있다. 하지만 군사 조치의 효과에 대한 확신을 드러내놓고 강조한 점은 주목된다.

그는 또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제 결의안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성공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유엔 안보리가 기본적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용의가 있는지 지켜 볼 것"이라며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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