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 라이스 면담 예정보다 30분 길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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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바쁜 여인-. 한.미 외무장관 회담을 위해 19일 오후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한국 체류 시간은 20일 오전까지 20시간 남짓하다. 그러나 한.미 외무장관 회담(외교부 청사)→노무현 대통령 예방(청와대)→외무장관 공동기자회견(외교부 청사)→한.미.일 3자 외무장관 만찬회의(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로 이어진 그의 첫날 일정은 숨이 찰 정도로 바빴다.

라이스 장관은 오후 1시20분쯤 전용기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주한 미 대사관 고위 관계자들을 면담한 뒤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도착한 것이 오후 3시25분쯤. 보수 시민단체 회원 20여 명이 외교부 청사 앞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라이스 장관은 외교부 청사(정부 중앙 청사 별관) 대신 정부 중앙청사 본관으로 들어가 두 건물을 연결한 구름다리를 통해 외교부 청사로 넘어갔다.

짙은 회색 바지 정장 차림에 눈부신 금빛 목걸이를 한 라이스 장관은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화두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50여 분간의 회담 뒤 라이스 장관은 4시40분쯤 청와대를 찾아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면담 예정 시간은 50분이었지만, 훌쩍 넘겨 80분간 진행됐다. 노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의 필요성을 길게 설명한 반면 라이스 장관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면담 직후 청와대의 발표는 간단했다. 보도자료는 다섯 문장뿐이었다. '노 대통령과 라이스 국무장관은 유엔 안보리의 시의적절한 결의안 채택을 평가했으며, 노 대통령은 이를 충실하게 이행할 계획임을 설명했다' 등의 원론적 수준이었다. 라이스 장관은 20일 오전 9시30분 제3의 방문지인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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