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쉼] '신의 물방울'에서 배우는 와인 상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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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맛 끌어내는 한 방법 ▶ 디켄팅

'신의 물방울'의 주인공 칸자키 시즈쿠는 '디켄팅의 달인'으로 나온다. 디켄팅이란 와인을 디켄터라는 용기에 옮기는 것을 말한다. 디켄팅의 용도와 필요성에 대해선 와인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신의 물방울'에서 디켄팅은 주로 만든 지 2~3년 정도 된 어린 와인의 떫고 신 맛을 완화시키는 방법으로 소개된다. 디켄팅을 통해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견고함이 풀어지고 숨어있던 향과 단맛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디켄팅은 만든 지 오래된 와인의 침전물을 거르는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맛이 덜한 와인의 타닌 성분을 날려보내는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여러 이유로 디켄팅이 필요하나 디켄터가 없을 땐 마시기 2시간 전쯤 마개를 미리 열어 공기에 노출시키기도 한다. 조심할 것 하나! '배드 빈티지 와인'(포도 작황이 좋지 않았던 해의 와인)은 디켄팅을 하면 오히려 맛과 향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마시다 남았을 때 보관법 ▶ 질소 주입

와인 한 병을 혼자 다 마시기는 어려운 일.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 두면 와인은 금방 산화해 버리고 만다. 적당한 방법을 쓰면 장기간은 어렵더라도 며칠 정도는 보관이 가능하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마개를 잘 막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 와인을 작은 병에 옮겨담아 산소와의 접촉면을 최소화한다. 하지만 이 역시 다음날까지는 마셔야 한다. 3일 정도 보관하려면 진공기구를 사용한다. 기구를 와인 병목에 대고 펌프질을 해 산소를 빼낸다. 산소와 함께 와인 향까지 일부 날아가버리는 단점이 있다. 가장 좋은 와인 보관법은 질소를 이용하는 것. 질소 가스를 오픈한 와인병 안에 주입해 마개를 막아 보관한다. 와인 자체의 아로마를 보존하면서 산소와의 접촉도 막을 수 있다. 진공 기구는 와인숍에서 쉽게 살 수 있지만 질소 주입기는 비싼 데다 구입도 쉽지 않다.

*음식과 환상 결합 ▶ 마리아주

마리아주(Marriage). 프랑스어로 '결혼'이라는 뜻이다. 와인과 음식의 어울림을 뜻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육류에는 레드 와인,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이란 공식이 통용되고 있지만 이는 너무 거친 방식이다.

와인과 식사의 매치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돋보이게 하는' 것. 기름기가 많은 요리엔 개운한 느낌이 강한 와인을 내놓는 식이다. 생선 버터구이에 알싸한 신맛 백포도주를 내놓는 것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조화롭게 하는' 방법. 소스와 와인의 맛을 맞추는 식이다. 가령 토마토 소스에는 신맛이 강한 적포도주를 매치시키는 것이 무난하다. 대체적으로는 '맛이 강하고 진한 요리에는 중후한 와인, 맛이 가볍고 담백한 요리에는 상쾌하고 섬세한 와인'이라는 기본을 지키면 큰 실수는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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