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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척추수술 후 통증 원인은 수술흉터 약물 주입해 싸악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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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젠 척추수술 후 AS됩니다'.

척추수술은 잘 됐다고 하는데 통증이 계속 남아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 이른바 '척추수술 후 통증증후군'으로 전체 척추수술 환자 중 10~15%나 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의술로는 이들 환자에게 해줄 게 별로 없다는 것. 재수술 치료성공률도 30%에 불과하고, 경막외전기자극술이 있지만 가격이 워낙 비싼데다(1500만원) 주먹 만한 배터리를 몸에 심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이들 만성통증 환자에게 희망적인 치료법이 국내에서 막 시작됐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신경통증치료의 대가인 미국 텍사스대 라츠 교수가 지난 주 내한, 13.15.16일 아주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세연통증클리닉 등을 순회하며 자신이 개발한 의료기술을 소개하고, 국내 의료진과 공동 시연을 했다.

척추수술 뒤에 나타나는 만성통증은 대부분 칼을 댄 부위의 상처가 아물면서 생긴 흉터가 원인이다.

아주대병원 김찬 교수(마취통증의학과)는 "경막외강(척추신경을 싸고 있는 막)이 아물면서 생긴 흉터가 신경을 압박해 묵직한 통증이 계속된다"며 "라츠 교수가 개발한 방법은 이미 미국에서 100만 명이 혜택을 볼 정도로 보편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기술의 핵심은 그가 만든 카데터에 있다. 지름 2㎜, 길이 40~50㎝로 비좁은 공간에서도 이동이 자유롭고, 치료부위까지 정확하게 약물을 도달시킨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통증유발 부위에 고농도의 식염수를 포함한 약물을 주입하면 유착된 흉터가 떨어지면서 신경 압박이 풀린다"며 "부분마취하에 20분 정도의 간단한 시술이지만 효과가 뛰어나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여 명에게 시술한 결과, 난치성이라도 며칠 만에 통증이 사라지는 등 효과가 빠른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시술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고, 카데터와 같은 소모품 비용 때문에 치료비가 다소 부담스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경막외 유착박리술은 급성 디스크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의 수술 전 통증관리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약물로 신경다발을 압박하는 부위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염증 유발물질을 차단함으로써 수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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