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켄바워 주장-감독 우승 진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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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통독 앞날 위한 서광">
서독이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꺾고 대망의 우승컵을 차지하자 대부분이 열렬한 축구 팬인 서독 국민들은 길거리로 뛰쳐나와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등 온통 축제 분위기.
서베를린에선 지난해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못지 않은 수천 명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와『도이칠란트』를 외치고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밤늦도록 승리를 자축했다.
이 같은 축제분위기는 북쪽의 플렌스버그에서 남쪽 바라리아 지방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비슷한 광경을 연출했다.
한 서독축구 팬은『독일은 금년도에 월드컵 우승과 통일이란 두 가지 위대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하면서『월드컵우승으로 통일독일의 앞날에 서광을 비추고 있다』고 흥분. 【서베를린 AP=연합】

<선수들 기쁨의 눈물>
서독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끝난 후 서독의 헬무트 클 수상은 그라운드로 내러와 프란츠 베켄바워 감독과 서독선수들을 얼싸안으며 기쁨을 표시했다. 서독선수들은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으며 일부는 그라운드에 머리를 박고 울기도.
시상식에서 서독선수들은 황금색의 FIFA컵을 받은 후 일일이 검에 키스를 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로마AP=연합】

<이 관중도 서독 응원>
서독-아르헨티나의결승전은 응원 관중 면에서도 서독이 6-1비율의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 지리적으로 인접한 서독이 승용차·열차·전세기 편으로 3만 명을 헤아리는 응원단을 구성한데 반해 아르헨티나는 전세기 편으로 도착한 약5천 명이 입장.
또 준결승에서 이탈리아 팀을 승부차기 끝에 이긴 아르헨티나 팀에 반감을 가진 이탈리아 관중의 성원까지 힘입어 서독은2중의 득을 보기도. 【로마로이터=본사특약】

<생애최고 환희 만끽>
『서독의 우승은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당연한 것이었다. 선수 때도 우승한데 이어 감독으로 다시 우승의 영예를 안아 기쁘기 한량없다』
「축구의 황제」프란츠 베켄바워는 9일 서독의 월드컵 우승이 확정되자 특유의 냉정함도 벗어 던지며 생애 최고의 환희를 이같이 표현했다.
지난 74년 팀의 주장으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이번에는 감독으로서 월드컵을 제패했기 때문이다.
월드컵 사상 우승멤버·우승감독의 영예는 베켄바워 감독이 브라질의 마리오 자갈로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우승 주장·우승감독은 그가 처음이다. 【로마=외신종합】

<서독기량 우위 인정>
아르헨티나는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전국이 축제분위기.
한산한 일요일인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에 즐비하게 늘어선 고층아파트에는 경기시작 전부터 하늘색과 흰색이 섞인 국기가 나부껴 축제분위기를 고조시켰고 각 가정은 친지들을 저녁파티에 초대해 함께 모여 로마에서의 경기를 TV 생중계로 지켜보았다.
아르헨티나시민들은 페널티 판정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서독이 한 수위의 기량을 갖췄음은 솔직히 시인했다.
카를로스 메넴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서독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장악했으며 우승할 만한 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P=연합】

<새벽까지 매일 시청>
중국 최고실권자 등소평(85)은 축구광으로 월드컵축구대회가 개막된 지난1개월 동안 북경의 TV방송국은 등소평을 위해 거의 실황중계방송을 했으며 등소평은 아들 박방과 함께 새벽녘까지 거의 매일 시청했다고 9일 명보가 보도.
등소평이 축구에 흥미를 느낀 것은 지난 1920년 16세의 나이로 프랑스에 고학생으로 유학할 때였으며 축구 표를 사기 위해 소중하게 여기던 외투를 판 적도 있었다고. 【홍콩=연합】

<게임당 평균 2.2골>
이번 이탈리아 월드컵에선 예선과 본선 52게임을 통틀어 모두 1백15골이 터져 게임당 평균 2.21골을 기록.
이 기록은 지난 86년 멕시코대회 때의 게임당 2.54골에 비해 0.33골이 뒤지고 있고 지난 54년 대회의 5.3골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역대 월드컵 중 가장 저조한 득점기록. 결승의 승부가 페널티킥으로 결정 난 것도 대회사상 처음.
한편 파울규정이 대폭 강화됨에 따라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의 페드로 몬손과 쿠스타보 데소티 등 2명이 대회사상 결승전에서는 처음 퇴장 당하는 등 모두 16명이 퇴장 당했고 1백69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는 옐로카드 풍년을 이뤘다.
◇90월드컵 주요기록(예선·본선 52경기)
▲총득점=1백15골(게임당 2.21골) ▲최다득점선수=살바톨레 스킴라치(이탈리아·6골) ▲최다득점 팀=서독 15골 ▲한 게임 개인최다득점=미첼(스페인) 스쿠라비(체코) 각각 해트트릭 ▲최우수GK방어=월터 쳉가(이탈리아) 5백18분=무실점 【로마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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