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하지정맥류, 생활습관부터 고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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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주부 임하나씨(가명)는 얼마 전, 몇 년 만에 만난 친구의 다리를 보고 매우 놀랐다.

친구 다리의 힘줄이 푸르게 돋아 울퉁불퉁했기 때문. 임 씨의 친구는 벌써 1년째 치마를 입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속상해했고 임 씨도 자신의 일처럼 걱정이 됐다.

주로 중년 여성과 장기간 서서 일하는 남성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이 질환은 비만, 임신, 유전, 생활습관, 노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나타난다.

피부에 푸른색이나 검붉은 색의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정맥인데,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외과 윤상섭 교수는 "다리 혈관에 있는 피를 위쪽으로만 흐르게 하는 '판막'이라는 장치에 이상이 생겨 위쪽으로 흐르는 피가 아래로 흘러, 위쪽으로 흐르는 피와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피가 만나 몸의 혈관이 부풀어 오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정맥류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2 ̄3배 정도 많이 발생하고 최근에는 남성 환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목이 붓거나 다리가 무겁고 피곤한 느낌, 밤에 쥐가 잘 나거나 신경통, 관절염 등의 증세를 호소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해가는 다리의 모습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된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이 같은 미관상의 문제 뿐 아니라 정맥염이나 피부궤양, 피부 괴사 등의 합병증까지 불러오므로 전문가들은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장기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정맥류 내에서 피가 엉켜 혈전을 형성하고 모세혈관 벽 밖으로 빠져 나온 적혈구의 성분에 의해 피부가 검게 변 색되는 데다 주변부의 피부염, 심한 경우에는 피부가 상해 떨러져 나가기도 한다는 것.

적당한 운동과 휴식, 압박스타킹의 착용으로 어느 정도 증상 완화는 될 수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미 생겨있는 정맥류는 이 같은 보존적 치료로 없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경희의료원 외과는 "정맥류의 진행정도에 따라 경화요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주로 무릎 이하의 장딴지에 국한된 정맥류나 심하게 나타난 모세혈관 등의 치료에 좋은 성적을 보인다"고 전한다.

치료방법은 정맥류 부위에 주사로 찌르고 혈액을 제거한 후, 경화제를 주입하고 그 부위를 며칠간 압박해 두면 정맥류내에 혈전이 형성되어 혈류가 차단되므로 치료되는 원리이다.

이 같은 치료 방법은 외관상 흉터가 전혀 없고 부작용도 적으며, 비용도 수술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수술이나 경화요법 후에는 약 3 ̄6개월간의 활동 중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좋고 적당한 근육운동으로 재발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 수술의 경우 4 ̄5일 정도 입원해야하며 약간의 흉터가 남게 된다.

전문가들은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방법이 달라지므로 전문가의 상담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 다리 꼬고 앉기, 꽉 끼는 부츠 신기 등은 발병의 지름길

하지정맥류는 대부분 생활 습관과 많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우선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이나 꽉 끼는 부츠나 신발 등은 혈액순환을 방해해 발병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므로 이를 주의해야 한다.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외과 윤상섭 교수는 "하지정맥류예방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고 비만한 경우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며 "허리, 엉덩이, 허벅지 부위가 너무 조이는 옷이나 내의를 피하는 것이 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힌다.

더불어 가볍게 걷는 운동이나 수영은 다리근력과 정맥벽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예방에 효과적이고, 너무 오래 서 있지 않는 것이 좋은데 장시간 서 있을 경우 매 2 ̄3분마다 교대로 한쪽 다리는 올렸다 내리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이와 함께 윤 교수는 "소금섭취를 줄이며 섬유소가 많은 곡물, 신선한 야채 또는 과일 등의 섭취로 변비예방에 힘써 과도하게 복압이 상승하는 것을 막는 것도 정맥류 발생 예방에 좋다"고 덧붙인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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