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옛 대우차 공장 현대차서 인수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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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현대자동차가 신흥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국가의 거점 확보를 위해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의 옛 대우자동차 공장 인수를 추진한다. 현대차는 우즈벡 정부와 대우차 공장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가 우즈벡의 대우차(UZ-대우) 공장을 인수할 경우 미국.중국.인도.터키.체코에 이은 해외 여섯 번째 공장을 확보해 글로벌 주요 거점에 모두 현지 생산기지를 갖추게 된다. 러시아에는 현대차의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혼다가 현지 공장을 세워 판매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연내 우즈벡 정부와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후 연산 30만 대로 생산 규모를 키워 러시아 부근의 전략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 건이 성사되면 대우차의 해외 '잔존 공장' 가운데 첫 인수 사례가 된다.

우즈벡의 대우차 공장은 연산 20만 대 규모로 1994년 설립돼 96년 8월 생산을 시작했다. 옛 대우차 마크를 단 마티즈.다마스.씨에로 세 차종을 GM대우에서 부품을 받아 현지 조립 생산(CKD) 방식으로 생산한다. 올해는 8월까지 10만7249대를 생산, 전년 동기 대비 40%나 늘었다. 대우차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등 CIS 국가의 거점 마련에 현지 공장이 꼭 필요하다"며 "고용 문제와 숨겨진 부채만 잘 해결되면 인수 이후 곧바로 베르나.클릭 같은 소형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가 풍부한 CIS 국가들은 고유가 덕분에 2003년 이후 자동차 시장이 두 자릿수 이상의 비율로 커 왔다. 인수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종업원 고용 승계 문제다. 종업원 수가 2만여 명에 달하지만 현대차가 보는 적정 인원은 3000~4000명 정도이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은 이날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411만9000대에서 390만대로 5%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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