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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살해범 안개속 열흘 연고 추적도 실패 장기화 조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발생 10일째를 맞은 법정증인살해사건은 검찰과 경찰이 두차례의 결정적인 검거기회를 놓치고 연고선 추적마저 실패,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검·경은 범인들이 15일 서울잠입을 전후해 각각 헤어져 별도의 도피행각을 벌이고있으며, 특히 사회여론때문에 최고형(사형)을 받게될 것으로 보이는 주범 변운연(24)은 88년의 탈주범 및 87년 포항 5인조 살인강도범사건때처럼 궁지에 몰릴경우 강도살인·인질극등을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있다.
경찰은 15일 변에 대한 신고를 받고 두차례나 출동해 놓치고도 이 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사실무책임자인 서울동부서 형사계장을 수사가 한창인 21일 돌연 서울시경으로 인사발령을 내 또다른 억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주행각=검·경은 범인들이 야산도주후 수배 및 검문검색망을 피하기위해 각각 헤어졌으며 주범 변은 14일밤∼l5일 오전사이 서울에 온 것으로 보고있다.
변은 15일 오후1시쯤 고향후배 김모씨(22·신림동 A렌터카 종업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피자금을 부탁했다.
김씨는 신고와 의리사이에서 고민하다 동료종업원과 상의, 동료의 권유를 받아들여 곧바로 112 신고를 했다.
변은 오후2시30분쯤 다시 김씨에게 전화, 『독산동 코카콜라공장 앞으로 은밀히 나오라』고 장소를 바꾸었다가 낌새를 챈 듯 나타나지 않고 오후7시쯤 역시 고향후배인 노량진수산시장 가게종업원 정모군(29)을 찾아가 『대신 신림동에가 돈을 받아올 것』을 부탁했다.
정군은 밤11시 변과 만나기로 했던 영등포우체국앞으로 나갔으나 변은 나타나지 않았다.
◇검거실패=경찰은 15일 김씨로부터 『변이 돈을 가지러 온다』는 신고를 받고 관할 관악서와 수사본부가 차려진 동부서등 3개 경찰서 형사대 16명을 A렌터카에 보내 잠복했으며, 2차 약속장소인 코카콜라 앞에서도 2시간씩 기다렸으나 범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돈이 급한 변이 끝까지 나타나지 않은 것은 결국 부근에 숨어서 면밀히 관찰, 잠복형사대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기 때문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찰은 당일 제보자인 김씨를 동부서로 연행, 철야조사를 벌였으나 변에 대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으며 정군에 대해서도 18일 제보를 받고 뒤늦게 연행, 밤을 세워 조사했으나 소득없이 하루만에 풀어줬다.
포천에서 도주시 추적과 수색 검문검색에서 실패한 경찰은 결국 연고선 수사에도 실패한 것.
◇조직수사=한편 변등의 배후조직으로 보량파를 적발했던 서울지검동부지청은 조직실체인 「동화파」를 놔두고 졸속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 한다는 지적이 일자 서둘러 동화파에 대한 계보파악과 함께 검거에 나서는등 부산.
파악결과 동화파는 두목으로 알려졌던 문계남(37)위에 오모(38)라는 자금책과 김모(39)라는 총두목이 있는 대규모 조직으로 보량파 부두목으로 발표된 송시용(36·수배중)과 행동대장 조유근(27·구속)등도 모두 문의 부하이며 변등의 실제 배후인물은 동화파의 부두목격인 문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에따라 문·송등의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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